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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 read, what I saw, what I felt.

영화 2022년 전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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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22년 전주국제 영화제에서는 총 8편의 영화를 보았다. 

시나리오를 쓰는 기간이라 내가 쓰는 이야기에 참고가 되거나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조금은 이기적이고 편파적인 방식으로 영화를 감상했다. 


몇몇 영화를 보고 난 후, 메모장에 적어두었던 개인적이고 편파적인 기록들을

까먹기 전에 아카이밍 용으로 기록해 두려고 한다. 



경아의 딸 - 김정은 감독


1. 많은 것들을 설명하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관객은 한정된 정보로도 꽤 잘 파악한다. 

2. 마지막 엔딩이 압권, 다시 학교로 걸어 들어가는 경아를 조용히 응원하게 된다.

3. 그 첫걸음. 대단한 결말을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그걸로 충분하다. 한 발짝 용기를 낸 것으로도 충분하다. 

4. 감독님께서 시나리오 쓰는 게 막혔을 때 "내가 연수라면 가장 두려운 게 뭐였을까?" 를 스스로 자문했고 

엄마가 영상을 보는 게 가장 두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튀어나왔다고 했다. 그 원인이 무엇일까를 계속 파고들었다고 한다.

5. 어디에서나 있을 것 같은 여성의 인물들이 누구도 가능한 방법으로 서로를 구원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6. 굉장히 나이가 많은 사람이 만든 것 같은 차분하고 어른스러운 톤의 영화. 

7. 이런 톤으로 영화를 만드는 건 나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고 나의 오리지널리티와도 거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스톱 젬리아 - 카테리나 고르노스타이 


1. 무조건 저런 방식으로 촬영하고 싶었다. 행동을 포착하는 방법으로.

2. 촘촘한 3막 구조 따위 거뜬하게 무시해도 영화가 나올 수 있다. 결국 답은 감독의 오리지널리티에 다 있다. 

3. 맥락을 굳이 따지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사람들은 스쳐 지나가는 대사 하나에도 자신의 경험을 상상할 수 있다.

4. 메시지, 구성, 구조를 다 깨부시게 한 영화. 내 머리 속에 고정관점처럼 자리잡았던 동양적 영화의 틀을 완전히 깨부시는 영화. 

5. 영화를 보고 어떤 에너지를 느끼게 하고 싶은지만 생각해.

6. 현재만 있는 것. 그 자체가 하나의 의미가 되는 영화.

7. 매일매일 내가 느끼는 감정. 겪어본 후 뒤돌아보는 것. 그것을 약간만 정돈하면 될 뿐. 


오마주 - 신수원


1. 여감독에 대한 말이 많이 나오니 오히려 여성서사에 집중하고 싶지 않은 반감이 들었다.

강조하고 싶은 단어를 많이 말하면 오히려 효과가 떨어진다. 가장 중요할 때 한번.

2. 배우가 움직여야 한다. 뭐라도 먹고 행동해야 살아난다. 행동을 하는 김에 말하게 해야 한다. 

3. 생각보다 배우의 생기와 유니크한 스타일은 중요하다. 

4. 유머가 생각보다 정말 중요하다. 아주 중요하다.

5. 내용마다 더 어울리는 앵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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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립영화 스타일의 픽스 앵글과 중심 서사에 집중하는 구조가 

내가 추구하는 내용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오히려 스톱 젬리아나 요즘 사람들 처럼 계속 핸드핼드가 나오거나 

덜 정제하고 더 산만한(?) 서사 스타일이 훨씬 더 어울릴 것 같다.    


궁극적으로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에 대해 깊이 있게 질문하고 말하는 것도 좋지만

배우의 느낌과 스타일 노래 움직임 행동이 주는 생명력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되겠다. 

대사를 뱉기 위해 연기하는 게 아니라, 배우가 뭐라도 먹으면서 하다못해

눈앞에 있는 코카콜라에 돌이라도 던지면서 우연히 나오는 대사의 집합소였으면 좋겠다.

훨씬 더 산만하고 더 느낌 위주로 가도 되겠다. 


다큐에서 벗어나 영화라는 새로운 창작을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내가 가진 다큐멘터리 스타일을 그대로 살리되, 

단지 내용만 픽션으로 바꾸는 것뿐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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