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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Journey of daily life

2022 2022년 3월 16일 ~ 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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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 16



어제는 루틴을 거의 수행하지 못했다. 

제법 단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여리고, 어딘가 감정적인 구석이 있구나 생각했다.


그 와중에 나를 너무 사랑하지만 나와 가치관이 180도 다른 아빠가 

정치 관련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너무 많이 해서 넌덜머리났다.  


바라는 대로 되어 매우 축하하고,

그만 목소리를 낮추라고 했다.


존중, 노력이라는 단어가 많이 떠오른다.

인위적인 노력을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과 

존중받고 싶다는 마음이 풍선처럼 커다랗게 부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는 가치 중립적인 일들이 많고 

내 마음 역시 결코 객관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있다. 

언제든 내 판단도 틀리다고 생각이 되면 끊임없이 수정을 반복해야만 한다. 


어제 시종일관 힘들었냐? 한다면 그것도 아니다.

k와 영국의 블랙코미디 같은, 조동아리 토크쇼 같은 통화를 나눴다. 

요즘 너무 유능하고 매끈한 사람들은 많은데

바보 같은 사람들이 점점 없어져서 큰일이라는 말을 주고받았다. 


이를테면 내 최애캐. 

허준의 감초 임현식 아저씨 같은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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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넉넉하고 구수한 웃음을 보라. 

허준들만 너무 많아지는 세상 싫다 !! ㅠㅠ. 너무 노잼 !!


생각해보니 내가 참 좋아하는 바보 친구 s가 

김송미 목포 이별회 파티 초대장을 카톡으로 보내왔다. 

순간적으로 너무 기분이 좋아져서 오전의 우울함이 통째로 날아갔다.

노래 테마는 재즈힙합이고 칵테일도 마시고 라이프 쉐어도 밤새 해야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네. 


○●


내 주변에 바보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바보 = 바다의 보배 ^^a)



03 / 17 



하루 종일 시놉시스를 다시 다듬고, 

그동안 리스트에만 넣어뒀던 레퍼런스 될 만한 영화를 틈틈이 다 봤다. 


*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 알로 슈티

* 폴레트의 수상한 베이커리

* 도쿄타워

* 몽상가들


헉. 5편. 어쩐지 작업실 들어갈 때도 이른 아침이라 껌껌했는데

나올 때는 밤이 되어 껌껌했다. 


5편 모두 좋은 영화였다. 하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루저들의 승리라는 다소 뻔한 소재와 클리쉐하고 

좀 뒤죽박죽 맥락 없는 전개였지만 (높은 확률로 평론가들이 그리 좋아하지 않을 영화)

마지막 수중 발레 씬은... 정말이지 내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부정적인, 탁한 마음을 환한 빛으로 물들여 주는 영화.

맥락 없는 유머, 낙관주의를 선택하겠다. (하면서 글은 왜 이리 진지하노 ㅋㅋ) 



복권 당첨된 사람과 전신마비가 된 사람이 있어

최악의 사고를 당한 명랑한 사람은 6개월 뒤에도 명랑하지만

꼬여있는 인간은 부자가되도 계속 꼬여있는거야


- 비포 선셋





그런데 생각해 보니 요즘 내 생활이 딱 수험생이랑 비슷한 것 같다.  



수험생의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들은 왜 없을까? 생각해 보니...

아 그들은 애초에 영화를 만들지 않겠구나... 라는 생각에 그쳤다. 


이루어질 수 있을지 확실하기도 않는 목표를 바라보며 

묵묵하게 걸어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대단한 인내심과 자기 믿음이 있어야 하는 일이다.

완주가 끝나는 건 어쩌면 스스로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큰 기적이다. 

오늘도 기적을 만들어 보자. 


그 누구보다 나에게 파이팅.



03 / 19 


어제는 비포 선셋과 비포 미드나잇을 다시 보고 대사를 연구했다. 

특히 비포 선셋에 나오는 대사가 이전보다 훨씬 더 잘 이해가 돼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비포선셋은 2004년에 개봉한 영화니까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내가 약 15살쯤 되었을 때 이 영화가 개봉되었다는 건데....

그리고 친구들이 비포 선셋을 처음 접했을 때가 약 20대 초반인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 당시 이 영화 좋다고 했던 애들이 과연 이 대사들을 다 이해하고 본 게 맞나? 약간 의심스럽다. 


그 시절을 통과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대사들이 있다. 

한 시절을 통과해야만 인생의 명작이 될 수 있는 이터널 선샤인 같은 영화처럼 말이다. 


약간의 책임감에 억눌려 있고, 이상한 낙관주의적인 제시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했다.    

NGO에 소속돼, 세상에 수많은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려고 뛰어드는 운동가와 

세상을 먼 발치에서 관찰하고, 고독의 그림자에 기대어 세상 속 편하게 글을 쓰는 작가의 입장은 다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모두에게 다 통용되는 것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언제나 한 번 더 웃음을 터트리는 것.'



03 /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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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를 시작한 시점을 생각하면 마음이 막 조급해온다.

뭐가 잘못된 걸까? 성실하지 못해서 였을까? 집중하지 못해서 였을까?


되돌아보면  1년 반 동안 참 잘 놀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간이 돈 버는 일도 했다. 

너무 신나거나, 다른 것에 집중이 팔리면 글 따위는 정말 쓰고 싶어지지 않는다. 

실제 세상이 훨씬 더 재미있다.

 

그런데 어째서 다시 방안에 박혀 글을 쓰고 있는 걸까? 

같은 패턴을 반복하며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프리랜서 감독 생활 -> 수입 -> 놀기 -> 일 


이 패턴은 이미 많이 해봤고, 나에게 그리 맞는 패턴이 아니라는 것을 오래전부터 느꼈다.  

직장인 패턴을 깬 것도, 자발적으로 자영업 세계에 진입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이야기 베이스의 영상을 만드는 노동의 패턴이 새로 생기면 내 일상이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다. 

점점 더 나에게 맞는 환경을 스스로에게 가져다주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이것저것 안 해 본 것을 시도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요즘 어떻게 하면 스스로와 한 약속을 억지로 끌려다니는 느낌 없이 지킬 수 있을까?가 가장 큰 화두다. 

나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면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다.  

나를 한도 끝도 없이 믿어주고 응원하는 것도 좋지만, 

좀 더 객관적인 눈으로 나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03 / 20


요즘에 시나리오만 쓰니까 통 성취감을 느낄 일이 없어서  

언젠가는 해치워야 할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봤다. (응?)

진짜 ㅋㅋㅋㅋ 순전히 코딱찌만 한 성취감 느낄라고.


사람들이 운전면허 필기 떨어지면 사람도 아니라고 하도 그래서 

기출 문제 풀어봤는데... ! 뭐야.. 난 어렵던데...? 안 쉽던데?

오 쉿. 성취감 얻으려다가 자존심만 무너져 올까봐 진짜 하루 전날 

진짜 집중해서 운전면허 어플을 계~~ 속 봤다. 


다시 한번 느끼지만 난 정말 긴장을 너무 많이 하는 인간이고 (그래서 엄청 계획적으로 준비하나 봄)

시험이 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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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10년 만에 사진관에서 증명사진을 찍었다.

학생증 발급을 위한 중,고등학생 손님들이 겁나 많았다.

사진 촬영, 편집을 맡고 있던 사진 작가님 손이 정말 빠르시고,

보라색으로 머리를 탈색한 작가님의 어머니로 추정되시는 분께서 

카운터, 응대, 보조 역할을 하셨는데 두 사람의 호흡이 진짜.... 배추도사 무도사 (이럴 때 쓰는 거 맞나?)


카운터 어머니께서 중학생 친구들에게 촬영 안내를 할 때 '공주님 ~' '왕자님 ~' 이라고 불러주시던데

(왜 나는 공주님이라고 안 불러주.....? (김송미셧업))


어쨌든 정말 맘에 드는 증명사진이 나왔고 

시그니처 색 연두 니트 입고 가길 진짜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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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 밤 산책을 하면 서울랜드 야경을 볼 수 있다.

사람 없는 놀이동산 만큼 안쓰러운 것도 없을 거여.

사실 디게 외로워서 혼자 있을 땐 훌쩍거리는데 몇몇 사람들이 가끔 찾아주기라도 한다면

단전에서 힘을 끌어모아 밝은 척하는 사람을 보는 것 같은 처연함이 들기도 한다.


건너편 다리에서 번쩍거리는 서울랜드 건물들을 보니

갑자기 까를교 반대편에서 프라하 성 야경 보던게 생각난다.  


제 3의 고향... 프라하. 너무 가고 잡다.

유럽 ! 이런 느낌말고 목포에 잠깐 갔다 돌아오듯 가볍게 다녀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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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현수막. ㅠㅠ.... 화난 병아리와 퍼런색 익용(?) 너무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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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아이스크림을 발견했다. 

이름은 죠크박.

죠스 바 + 스크류 바 + 수박 바 짬뽕. 


아이스크림 한 개 먹으면 세 개 먹을 수 있는 가성비 갑 ! 아이스크림.

하지만 또 사 먹진 않을 것 같다 ^^a



03 / 21



아 3월달 일기 메인 사진에 걸린 임현식 아저씨 사진 보니까 갑자기 생각났는데 

이분이 무면허, 음주 음전을 총 6번이나 했다는 과거 기사를 발견했다. (wow...그때니까 가능한 일...)

후.... 역시나 환상 속의 유니콘 같은 새럼은 없구나. 

예전 같았으면 불꽃같은 배신감을 느꼈겠지만, 나이가 먹어서 그런가...

'흐음...' 하면서 이것이 세상과 사람이로구나 하며 겸허하게 받아들일 뿐.


어쨌거나 저쨌거나 어제 교통안전 교육을 1시간 받고

운전면허 필기 시험을 봤다. 


교통안전 교육 영상 너무 웃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제발 내가 다시 찍어주고 싶을 정도..... 아재 개그가 막 버무려진 영상 ^^.

사람들이 지루하게 보는 사이 나는 진짜 낄낄낄 거리고 웃으면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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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떨어지면 인간도 아니라고 하길래,

휴.....다행히 .... 합격....89점 ! ^-^v


집에 돌아와 예전에 사뒀던 대도시의 사랑법도 1/3 정도 읽고 

이제 슬슬 날도 좋아지니 좋아하는 친구들과 이런저런 계획도 세웠다. 

그날의 보상을 위해서라도 지루한 일상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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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랑이가 갑자기 소환해 준 내 개인전 전시 팜플렛.

전시 작가가 (어쩌면.. 최초로) 한 번도 들리지 못한 전지....

그때 장편 촬영할 때여서, 너무 책임감이 막중해서 스케줄 하루를 못 뺐는데...

다음에도 도립 미술관에서 개인전 할 날이 올까...? ^^ 과아연 !!


5월엔 기랑이가 있는 부산 작업실에 합류해서 

빡세게 개인 작업 마무리하고 전시 계획도 잡아볼 예정이다. 


뭔가 날이 좋아지니까 다시 제대로 살아봐야겠다는 힘이 샘솟는다.

먹는 것 ,몸, 마음도, 커리어도 잘 관리하고 친구들과 부지런하게 추억도 만들 거다. 


최근 2달 동안 진짜 깨달은 게 많다. 

그 모든 시간에 감사하다. 



03 /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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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건강하게 잘 차려 먹고

모니터 옆에 미리 물병을 두었다.

무의식적으로 수시로 마시게 두려고. 


7시간을 쭉 앉아서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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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퇴사를 앞두고 있다. 

퇴사를 앞둔 사람의 출근길은 왠지 빨리 채우고 싶은 데에 의의가 있는

재미없는 학습지 같은 시간일 것이라 기분 환기 차 친구의 회사 근처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송미 드라마 대사에서 본 건데, 사람이 적당히 휠 줄 알아야 한대.

근데 적당히 휘면 또다시 유사란 방향으로 흘러가지만

똑 부러지면 당장에 힘들어도 정확하게 방향을 바꿀 수 있어"


저녁을 다 먹고 나온 골목길 어딘가에서 

친구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하는데 그게 가슴에 콕 박혀서 가슴이 아렸다. 


그녀에게 몇 번의 출근이 남았을까? 


○●



아침에 세수를 하는데, 동작을 천천히 해보았다. 

오일을 씻어내고, 거품을 내고. 손바닥 위에 있는 거품을 얼굴에 살살살 섬세하게 문지르고

미온수를 틀어 어푸어푸보다 촤촤 하는 느낌으로 천천히 여러 번 얼굴을 행구었다. 

충분히 행군 것 같을 때 찬물로 몇 번 더 세수를 하고 잘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톡톡하며 닦아주었다. 

솜에 토너를 묻혀 살살 피부의 결 대로 얼굴을 닦아내고 수분 크림을 콕콕 찍어 탁탁 흡수시켰다.


세수를 다 마치고 난 후 이불을 갠 다음  

입고 있었던 초록색 체크 잠옷도 벗어 침대 위에 포개어 놓았다. 

물 한잔을 공복에 벌컥벌컥 마셨다. 


이 모든 동작을 천천히, 온전히 다 느끼면서 하니

단지 가벼운 아침 동작만으로도 명상이 되는 것 같았다. 



03 / 23


오늘은 친구네 집에 가서 합작업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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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딱 제철 꽃인 프리지아 한 다발을 샀다.

투명한 비닐에 싸서 노끈으로 휘리릭 묶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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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가는 순간에도 

왠지 바람에 프리지아 꽃향기가 흩날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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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한번 와봤던 친구네 집.

화분이 많은 동네라 호감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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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맛있는 밥을 해줬고, 구운 치즈와 

무려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케이크도 내줬다. ㅎㅎㅎ

이집 인심 좋네 ~ 좋아 ! 


창작에 대한 고층을 심층적으로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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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카페에 가서 친구가 에세이 하나를 끝냈고

나는 맞은편에서 책을 읽었다. 



○●


날카롭고 느끼한 백 마디 말보다 담백하게 행동으로 실천하고 싶다. 

행동으로 실천하고 싶다는 말조차 할 필요가 없게 되었으면 좋겠다. 


몸, 마음, 생활, 일 모두 정성과 관심을 가지고  

정성스럽게 가꾸어 가야지. 



03 / 24



아침에 주민등록증 사진 변경 신청을 하러 주민센터를 가려는데    

마침 요가 수업에 가는 엄마와 동선이 겹쳐 같이 나갔다가 

수업받는 장소까지 데려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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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무지게 물티슈를 하나 쓱 뽑아 초록색 매트를 

깔꼼하게 닦는 엄마를 보니 제법 능숙한 요가 수련자 (?) 같았다...면 좀 오바일까?


주민센터에서 진행하는 가벼운 요가 클래스라 기대치가 아예 없었는데 

공간에서 감도는 특유의 분위기에 저절로 명상이 되는 기분이었다.  

엄마는 정말 이 시간을 기대하고 즐기는구나... 생각하며 

몇 년 동안 열심히 다니는 이유를 설명 안 해도 알 것 같았다.  


사실 따라 신청하고 싶을 정도였는데 

엄마의 행복한 개인 시간을 침범하고 싶지 않아 관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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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울 엄니. ㅠㅠ....

(이상하게 엄마의 사생활은 늘 궁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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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인스타 구경하다가 캡처한 구여운 그림.  

저 중에 김송미와 가장 유사한 캐릭터를 고르라면 

이백 프로 백팩 메고 있는 초록 비니 쓴 사람ㅋㅋㅋㅋㅋㅋ

씩씩, 진취, 실용성의 고유명사 되시겠다. 

사오십대 돼도 이 스타일 고수하고 싶네 ㅋ. 


이십대 때는 진심으로 여름향기에 나오는 손예진처럼 

건들면 툭 부러질 것 같은 햐얗고 마르고 소극적인 스타일이 되고 싶었는데, 

(나의 고유함과 180도 동떨어진 인물 ㅋㅋ) 

진짜 그런 분위기를 자연스레 풍기는 사람들과 막상 친구가 되어보니 

의외로 잔병치레가 많고, 시기 질투도 많이 받고, 삶의 굴곡과 사연 (?) 이 많아서 

코스모스 꽃 같은 사람의 삶도 만만치 않구나 느끼며 그냥 생긴 대로 살기로 했다.   


앞으로도 까무잡잡하고, 종아리 튼튼하고 

잘 먹고, 잘 웃고, 잘 빡치는 김송미로 살아야지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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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소유하고 싶다는 마음을 태어나서 한 번도 해본 적 없지만

만약에 사게 된다면 이런 모양의 차를 사야지 하며 캡처해 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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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목포 가는 날. 

저번에 무궁화호를 탔다가, 무궁화 호가 얼마나 구린 (?) 지 깨닫고,

새삼 ktx의 시설에 감사하며 이삼만원 비싸도 난 무족건 ktx를 타리라 다짐하며 

ktx만 타는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성실하게 일해야지 생각하며 

타이머를 켜 놓고 정해둔 시간만큼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시나리오를 작성한 후 박상영 작가님의 대도시의 사랑법 완독 !

진짜 글 기깔나게 쫄깃하고 재미나게 쓰시는 작가님.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가방을 들춰매고 나가려는데

가방에 달린 (지수가 선물해 준) 연두색 미생물 열쇠고리를 보며 

'어쩜 요론 디자인을 줄 생각을 했을까?' 하며 감각 있는 친구들 덕분에

근사해 보이는 (?) 취향을 공짜로 얻은 것 같아 으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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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코로나 양성 뜰까 봐 새벽에 목포역까지 야반도주(?) 하듯 타고 세워둔 

초록색 자전거에 투명색 비닐이 야무지게 씌워져 있었다. 

덕분에 바구니 안에 그 어떤 쓰레기나 오물도 넣어지지 않았는데...

진짜 어떤 천사 같은 분이 해 놓으신 걸까? 목포 도착하자마자 마음이 촉촉해졌다. 


세상엔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또 많구나 ㅠㅠ.....

(누군지 알려주면 진짜 커피 한잔 사겠습니다. 익명의 1004....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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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하얀 꽃이 만개한 나무도 한그루 있었더랬다. 



○●



누군가를 오래도록 기억하게 되는 건 굵직하게 보여지는 성취나 독특한 매력이 아닌 

내가 아는 그 사람만의 디테일뿐이다. 


축 처진 어깨를 가만히 주물러 주던 손이나 

누군가가 어질러 놓은 것들을 묵묵히 뒤처리하던 우직함

남은 빵 한 조각을 기꺼이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는 그런 아주 사소한 것들.  


마음이 예쁜 귀한 사람들을 몇몇 알고 있다. 

마음에 형태가 없다고 생각하다가도 그들과 함께 있으면 

1초 만에 마음엔 분명 모양이 있구나 납득하게 된다.   

그들의 그런 부분들을 한없이 닮아가고 싶고, 

그게 내가 이루고 싶은 비현실적인 꿈인 것 같다. 


그리고 그런 비현실적인 인물들 중 울 엄마도 속해있다. (이세연씨 팬클럽 회장) 



03 /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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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먹었던 카스터드 크림 홈런볼.

패키지 디자인의 중요성. 

너무 맛있게 잘 먹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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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송별회 해준다고 해서 저녁에 모였다. 

퇴근쯤 한나가 일하는 곳으로 픽업을 갔다. 


아름다운 편집숍. 넘나 내 친구와 어울리는 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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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에 비치는 마스크가 멋지다고 하길래 덩달아 찍어본 사진.

영국 신사처럼 입고 온 우리들은 역시 비 오는 날엔 브리티시 팝이라며 사대주의 감상에 젖고

약간 내리는 비도 "영국에서 이정보 비는 맞지 않아?" 허세를 떨며 꺄르르 빗속을 뚫고 뛰듯이 걸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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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축한 차 티백 그냥 쓰레기통에 넣으면 곰팡이 핀다며 싱크대에 티백 말리는 중. 

총 9잔의 차를 마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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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도 많이 가져오고, 라이프 쉐어 카드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그런 것 모두 필요 없을 만큼 대화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약간 열어 놓은 창문으로 타탁타탁 내리는 빗소리와 비 냄새도 참 좋았고 

친구가 만들어준 달달한 칵테일과 적절한 안주도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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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나눈 후 오랫동안 콜드플레이, 오아시스 같은 뮤지션들의 라이브 공연 영상을 봤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공연하는 기분은 어떨까? 진짜 끝내주겠지? 그런 말들을 주고받다가 

살면서 어떤 순간이 찾아와 줬으면 좋겠냐는 주제가 나왔던 것 같다. 


얼마 전에 읽었던 대도시의 사랑법에 나온 마지막 대사. '규호...' 두 글자가 생각이 났다. 

그 책을 통해 알게 된 게 있다면, 결국 사람은 유난히 밝은 햇볕에 늘 얼굴을 찡그리며 자는 습관을 가진 누군가를 위해 

자신이 받은 보너스를 몽땅 털어 산 전동 드릴로 계속 방치된 커튼을 달아주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랑 아무도 없는 길거리 한복판에 누워서 쏟아지는 별빛을 보거나 비를 맞으면서  

미친 사람처럼 웃거나 혹은 말없이 순간을 느꼈으면 좋겠어. 

그런 순간이 언젠가 있었던 것 같은데, 또 찾아와 주려나?  


그런 마법 같은 몇몇의 순간만 내 가슴속에 추억처럼 박히고 옆에 나란히 걸었던 사람의

디테일은 대부분 기억나지 않으니 나는 한 번도 사랑을 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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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눈에 띄던 음모론 책 ㅎㅎㅎ (표지 색 잘 썼네 ㅋ)



03 / 26 



전날 새벽까지 노느나 다음날 반나절 이상을 침대에서 누워만 보냈다. 

저녁에 지코바 치킨을 시켜 거의 한 마리를 다 먹고 (정말 놀랐다.)

숙현과 밤 산책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03 / 27 



기분 좋은 봄. 봄. 봄.

오랜만에 쉼 없이 (사진 찍을 때 빼고) 

유달산 둘레길 8k를 쭉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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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진 실력 느는 것 같어? ^^v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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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같이 러닝을 끝내고 슈퍼 앞 반사경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었다.

예전에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챌린지 인증용으로 찍었는데 이제는 그냥 습관처럼 찍는다. 


좋은 날씨, 끝내주는 풍경에서 달리기를 하니 기분이 좋아지면서  

그제야 목포에서의 2년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다주었는지 차분히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근처에 있는 벤치에 앉아 단숨에 메모지 한 장을 꽉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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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워킹 스페이스에 있던 짐을 빼기 위해 코옹코옹에 가니, 

괜찮아마을 새로운 기수 분들이 신나게 점심을 만들어 먹고 계셨다. 

생명력 가득한 따스한 온기 속에 여전히 동우씨가 안내자 역할을 하며 공간을 지키고 있었다. 


불만 불평보단 언제나 자기가 일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쪽을 선택하는 친구의 모습을 볼 때면 

말없이 먹먹하고, 마음속에 조용한 희망이 싹튼다.  


과거로 돌아갔어도 동우씨라는 사람에 대해 영상을 찍었을 것이다. 

비디오그래퍼로서 동우씨 같은 뮤즈이자 친구를 만난 건 

인생에 다시 못 올 정말 큰 행운이며 그건 여전히 앞으로도 유효하다.  


감사하게도 동우씨가 봉고차로 책을 집까지 옮겨다 주었고, 

그 잠시 동안 과거와 현재의 인연들에 대해 기분 좋게 대화를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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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옮기고 코롬빵에서 건강해 보이는 샌드위치 하나를 사서 마을이 한눈에 내다보이는 공터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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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티 한 장으로도 버틸 수 있는 날씨에 마음껏 광합성을 했다. 

얼굴에 주근깨가 생기고 까매진대도 괜찮다. 

높은 온도의 계절이야말로, 나와 가장 어울리는 시즌이니까. 


샌드위치를 다 먹은 후 마침 광주에서 은선씨가 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카톡을 했는데,

바로 코앞에 있는 팥빙수 집에 있다길래 반가운 마음에 한달음에 달려갔다.


팥빙수 집에서 은선씨의 소개로 괜찮아마을 출신 2분과 

버킷리스트를 깨는 과정을 영상으로 담는 유투버 (?) 한 분을 만났다. 

새로운 인연은 너무나 오랜만이라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처럼

서로를 궁금해하며 갓 나온 식빵 같은 신선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매일 같은 일상만 반복했던 권태감을 새로운 사람들이 한방에 날려주었다. 

이런 거 보면 사람이 가진 힘은 정말 대단하고 놀라워. 


사실, 여느 때와 같았으면 다 같이 연락처나 sns도 주고받고 

저녁 늦게까지 함께 놀았을 텐데... 신나는 마음을 조금 진정시키고 곧 이삿짐을 싸러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사람을 알아가는 것에 대한 다른 방식이 생긴 것 같다. 

오직 시간만이 알려주는 일상적인 믿음, 신뢰를 바탕으로 서서히 스미는 인연을 확실히 선호하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내 곁에 있는 인연들에게만큼은 

조건 없는 의리와 믿음을 주고 싶은데 그 전에 전제조건이 있다. 

 

첫째 상대방이 기본적으로 '선'한 사람인가  

둘째 자신과의 약속 혹은 타인과의 약속에 대해 책임감과 신의를 가지고 있는가. 

셋째 일상적인 언어가 긍정적인가. (남 흉보기 좋아하는 분 안녕히 돌아가세요)


이 세 가지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 (반드시) 

이 세 가지를 알기 위해서는 시간을 들여 천천히 알아가는 것 밖에는 없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하는 '말'을 전혀 믿지 않는다. 철저하게 믿지 않는다.  

그보다 '행동', '선택' 이 해주는 무언어적인 언어만을 믿는다. 

책도 관념적인 것보다, 행동을 서술하는 글을 읽는다. (소설이든, 에세이든 뭐든 간에) 


그러기 위해서라도 상대방에게 

섣부른 기대감이나 흥미를 심어주는 것도 경계해야 하는 것 중 하나... ㅠ     

매력적인 사람을 앞에 두고도.... 꾹 .... 참는 마음도 괴롭다.

하지만 기대감을 잔뜩 심어놓고, 뒤늦게 '이 사람은 나와 맞지 않아...!' 하며 돌아서는 고통보다는 덜 괴롭다.



03 /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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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려 ! 반팔 입고 러닝.

8k 완주 ~ ! 오야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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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서 돈 가장 많이 쓴 곳.

사장님 진짜 넘 좋으심...

내일 이사 가는 날이라 왠지 찍어보고 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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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책 몇 권을 전주 지향 집으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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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집 앞 카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크로플을 팔았었던 (사장님 바뀌고 맛도 바뀜) 곳. 


아침 루틴은 여그서 했다. 일기두 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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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고, 떠날떄가 되니 더 선명하게 들어오는 아름다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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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베큐 파티 깍두기처럼 껴서 제일 재미있게 논 사람 나야 나.

사람들이랑 어김없이 mbti 얘기가 나왔는데, 

나는 수시로 바뀌어서 이제 그걸 믿지 않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친구가 최근 mbti가 뭐냐고 물어봐서 n이 s로 바뀐 것 같다고 말하니

'아..그래서 최근에 송미씨가 좀 재미 없어진 거구나... ' 라는 말을 들어버렸는데 

(사실 좀 충격이 컷는데...) 담담하게 인정했다. 


생각해 보면 재미란 건 상황에 즉각 대응하는 반응과 깊게 연관이 있는데 

좀 더 장기적인 차원에서 좋은 것을 선택하기 위해 내 성향을  

다분히 의도적으로 현실적, 계획적으로 만들었다.  

시간과 공을 좀 더 들이더라도 큰 인내나 권태가 따라온다 할지라도 

가장 중요한 것들, 오래 남는 것들에 대해 온 에너지를 쏟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데 재미가 주는 건 좀 경각심을 가질만하다 ㅎㅎㅎ

목표를 이뤄가면서도 그 과정을 신나고 즐겁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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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릴렉~th.  릴렉~th.  릴렉~th.  

잠시 동안 노잼인간 되면 뭐 어때냐.

어쨌든 실수도 많이 줄었고, 양심에 부합하고 살고 있지 않느냐. 

잘 하고 있다 김송미 !!!!  



03 / 29 



아... 일기 다 썼는데 새끼손가락이 리셋 버튼 눌러버려서 다 날아갔다.

첫 번째 쓴 기록의 생생함을 따라갈 수 있을까? 짱나네... 그래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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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짐을 다 싸고 편의점에 들려 아침 거릴 산 후 

슬슬 걸으며 동네 구석구석을 사진으로 남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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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마지막에 떼어낸 수납장에 붙인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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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람을 위해서 청소기로 방과 서랍에 있는 먼지를 꼼꼼하게 빨아들였다. 

물건이 다 빠져나간 방이 왠지 더 근사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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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치 짐 치고는 많은 양은 아니지만,

궁극의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은 사람으로서 반성해야 하는 양이다. 

과천 가면 짐을 합치고 여기에서 또 더 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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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달의 1/5 정도 밖에 차지하지 않는 귀여운 수준의 양이었지만

초록색 자전거를 가져오고 싶어서 차를 부른 게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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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함께 지냈던 하우스메이트이 마중을 나와 주었다. 

잘 먹고 잘 살자 얘들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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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즈 취해보래서 -.-v 브이 하니까 

너무 나 같다며 다른 거 해보라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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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렷 정 자세 ㅋ

(근데 왤케 애가 어디 산속에 수련하다 나온 사람같이 생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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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가장 큰 럭키는 좋은 기사님을 만난 것.

4시간 동안 신나게 대화하면서 금방 과천까지 왔다. 


기사님은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있는 게 딱 적성에 맞고

다른 사람 속일 필요 없이 정직하게 할 수 있는 용달 일이 참 좋다고 하셨다. 

나도 비슷한 이유로 영상 일이 참 좋아고 맞장구를 쳤다. 

(목포에서 서울, 경기권 갈 사람 있으면 기사님 전화번호 줄게요 !)


기사님 우리 즐겁게 잘 먹고 잘 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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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한수희 작가님 추천 블로그로 들어가 보게 된 크라잉넛 한경록님의 블로그.

이분도 참 성실하게 일기를 올리신다. 일기 내용이 꽤 유쾌하고 깊이가 있다.

로큰롤을 외치면서 참으로 맑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이 시대의 진정한 록커 ~~~!

(낭만 고양이 가사도 한경록님이 쓴 것임)


고등학생 때 크라잉넛 노래 아이리버에 넣어 놓고 진짜 많이 들었는데.

내 중2병의 유일한 치료제이자 학생 때  답답하고 억눌려있던 마음을 뻥 뚫어주곤 했다. 


갑자기 다른 멤버들은 어떻게 사나 궁금해져서 찾아보았는데,

다들 이태원 뒷골목에서 만나면 눈 내리 깔고 스쳐 지나갈 비쥬얼인데

너무 해맑고 건강하게 살아가심 ㅠㅠ... 역시 장수 그룹은 다르다 달러. 

로큰롤 육아, 로큰롤 니체, 로큰롤 전시회 !! yeah ~ ya.



03 /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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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40분 동안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꼼꼼하게 했다.

운동하는 시간을 스트레스 푸는 시간으로 생각해야겠다.

운동을 하는 동안에는 몸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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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만두를 점심으로 먹었다. 

점심을 먹으면 꼭 잠이 오는데... (진짜 중학교 때부터 습관)

문제는 낮잠을 너무 많이 잔다는 사실이다. 

밤에 자는 시간까지 합하면 거의 신생아 수준으로 잔다. 

오히려 일을 안 할 때보다 의도적으로 시간을 잘 써야 한다.  


다음부턴 점심 먹으면 무조건 장소를 옮겨서 작업을 하던가 

딱 15분만 자고 일어나서 찬물로 샤워를 하고 다시 시작하던가 해야지.


어제는 짐의 80%를 정리했다. 

물건 정리를 하면서 한 사람이 이고, 지고 가려는 짐의 양이 징글징글하다고 생각했다.

이번 년도에는 가급적 물건을 들이지 않을 것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더 많이 처분하고 없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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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별로 안 입게 되지만

엄마에게는 어울릴 것 같은 질 좋은 옷 몇 벌을 가져왔다. 


니트도 청바지도 모두 나의 것. (바지 길이는 수선)

청바지를 입은 엄마가 훨씬 더 젊어 보여 보기 좋았다.  


오늘은 하루를 점수로 매긴다면... 60점 정도 될 것 같다. 

별로 좋을 것 없는 습관은 어떻게 해서든 개선해 볼 생각이다. 

나는 지금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래도 내 인생에 허무맹랑한 거품 같은 것은 

거의 껴 있지 않은 것 같아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맨 얼굴을 매일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가끔 (사실 자주) 괴롭지만, 

이것만큼 단순하고 정직한 방법도 없다고 생각한다.  



0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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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 있는 벤치 카페에서 파는 헤이즐넛 아메리카노에 반해서 

따라 해보려고 산 헤이즐넛 시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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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캡슐 커피가 안 와서 엄마 원두로 만들어본

따듯하고, 찬 헤이즐넛 아메리카노 두 잔.


일단 커피를 잘못 내렸고 만회하려고 헤이즐넛 시럽을 많이 넣었더니 

느끼한 커피가 되어버렸다. 첫 잔은 실패. 


엄마가 맛없다고 팩폭을 때려버리심... (절대 입에 발린 소리 안하심)

따듯한 카푸치노 캡슐을 사달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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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 하루 업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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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싫어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건 무엇보다 내 건강을 위해서 유리하다.  


아니다...생각해 보니... 나도 가만히 있는 성격은 아니구나...

큰 거 한방을 터트리는 성격이라 자잘한 미움은 그냥 넘어가는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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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와 과천 집 합친 후 작업실의 변화들.


저 중에서 진짜 '읽었다!' 하는 책의 숫자를 세어봤는데 약 35권 정도.

책장에 있는 모든 책을 읽는 것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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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쓰고 있는 (선물 받은) 미스트와 립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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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현 오빠랑 낙원상가 가서 같이 산 검정색 기타.

(갈색 기타는 너무 흔해 보여서 검정색 사겠다고 우김)

그때 대현 오빠 엄청 어른처럼 보였는데 생각해 보니까 26살 ㅋㅋㅋㅋㅋ 


더 이상 기타 안 칠 것 같아서 인스타에 무료 나눔 했고 

금방 솔드아웃 ~ (민지에게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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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스티커도 받아와 앞면에 붙이고 안전하게 파킹.

제일 근사해 보이는 나으 초록색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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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시간 40분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운동만 하는 시간.

상하체 근력 운동을 꼼꼼하게 하고, 

대공원 한 바퀴 러닝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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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서 마침 배달된 캡슐로 아이스 라테를 내려 마셨다.

맛은... 성공 성공 대 성공. 파는 것만큼 맛있었다. 

그런데 밤에 먹은 저 라테 때문에 약 새벽 3시까지 잠을 못잠 ㅠㅠ...

하루에 딱 한 잔만 마셔야지.


어쨌든 라테를 먹으며 3월 가계부를 적었다. 

가계부를 쓰면서 돈 덕분에 친구들에게 선물도 사줄 수 있었고 

맛있는 라테를 사 먹을 수도 있었고 

목포에서 과천까지 짐을 실어 올 수도 있었구나.. 생각하게 되면서 

돈은 세상에 더 동참할 수 있게 하는 에너지 교환의 수단이라는 걸 다시금 상기했다. 


한정된 에너지를 어떤 것과 교환할 것인지 깊게 생각해 보는 것과 동시에

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고, 그것 중 어떤 것을 화폐 화 시킬지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보는 것은 

자본주의라는 시스템 안에서 삶을 주도권을 (혹은 영혼을) 지키는 것 그 자체라고 봐도 무방하다. 


나도 모르게 생각 없이 줄줄 나가는 돈이나 스트레스 받는다고 막 긁어대는 카드 

시류에 편승해 사람들이 돈이 된다 하는 일에 무턱대고 뛰어드는 걸 경계해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래서 가계부를 다 쓴 후 (여기에도 말 못 할) 

개인적으로 고민 많이 했던 일도 마침내 실행했다.


댓글목록

song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song 작성일

어제 남은 식은 지코바 치킨을 먹으며 10시 9분경에 댓글을 답니다.

미더덕님의 정성스러운 댓글에 오늘 아침부터 콘프레이크 호랑이 기운과 악쓰는 하하의 샘이 솟아 리오레이비 에너지가 마음속에 웅장하게 밀려옵니다.
미더덕씨야 말로 저에게 많은 귀감이 되어주는 친구라는 것 결코 잊으시면 안됩니다.

앞으로도 우리의 창창한 날들. 모쪼록. 건강하고, 오래남고, 유쾌한 날들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날이 따듯해지면 수영을 배워서 미더덕씨에게 제 배영 솜씨를 뽐내보고 싶군요.

오늘 하루도 당신이 주인공입니다. 어떤 장르라도 좋으니 오직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를 만들어 갑시다. ♡

누굴까?님의 댓글

profile_image 누굴까? 작성일

사랑하는 송
당신의 일기에 내가 기록 될때 나는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아 ! 나는 당신의 시선에 담긴 내가 좋아.
당신의 영화를 그래서 그렇게 자주 봤나봐!

당신의 글로 하루를 시작한다!
고마워!

song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song 작성일

누굴까? 님. 6시 59분경에 보리차를 마시면서 댓글을 답니다.
보리차. 저랑 찰떡궁합으로 어울리는 음료같지 않습니까?

앞으로 당신의 인생에 박하사탕보다 더 시원하고 개운한 일들만 한가득하길 기원합니다.
김송미라는 멋쟁이 친구가 있으니 더욱 수월하겠군요. ( 개인홈페이지라 나대봄 ^^)

저도 누굴까님 덕분에 좋은 기분으로 저녁식사를 하러 갈랍니다.
쎼쎄. 아리가또. 메르씨. 스바시보 코쿤갑. 감사합니다. 땡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