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022년 9월 1일 ~ 9월 15일
본문
9/1
뭘 했는지 전혀 기억기 나지 않는 하루 @.@....
(사진을 꼭 찍어둬야지)
9/2
킁카 킁카. 가을입니다.
부산에서 서울로 이사 온 친구의 작업실에 방문했다.
우주 최강 멘보샤도 먹었다. 내가 먹어본 멘보샤 중에 1등 !
(오늘 멘보샤 처음 먹어봄 ㅋ)
답례로 우주 최강 원두도 사줬다.
마음이 무거워 보이길래, 가벼운 발걸음으로 꿈을 향해 달려가라고
공기와 꿈 원두를 골랐다.
친구도 나도 모쪼록 잘 먹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
아아, 정말이지 가을은 나에게 숨만 쉬어도
80%의 행복은 먹고 들어가는 계절이구나.
9/3
집에서 약간의 일을 하며 뒹굴거리다가
저녁쯔음 보타리 산책 회의를 하러 나갔다.
로컬 스티치에 멤버십 가입이 되어있데,
가장 큰 장점은 각 지점에 있는 회의실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
가로수길 지점 회의실을 잡아보았다.
들어가자마자...
'어라...이것도...힙한 컨셉...?'
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공사판이었음 ㅋ
이렇게 좋은 공간이 텅텅 비어있다니....
침착 박사님, 규칙 박사님과 효율적으로 회의를 끝냈다.
회의가 끝난 후,
침착박사님과 신사역 육다시오에서 한잔하며 사는 얘기를 했다.
이상은 언니는 저 때도... 힙하네.
너무 개성 있고 멋지다.
9/4
한수희 작가님께서 추천해 주신 플레이리스트를 보다가
김동률, 여름의 끝자락을 발견했다.
가곡과 클래식 그 어느 점에 있는 잔잔한 노래를 들으며 빗소리를 듣고 있다.
그동안 어수선했던 먼지 같은 마음도 차분하게 내려앉는 날씨다.
사실 홈페이지 일기 쓰는 것을 참 좋아했는데,
고백하자면 그동안 몇 개월간은 의무감에 혹은
소비적으로 기록을 올리면서 그 즐거움이 사라졌었다.
내 마음의 깊이감은 어디 간 걸까? 생각하면서
그래, 원래 여름은 그런 계절이지.
그래서 가을과 겨울이 찾아오는 거지 생각하니 위안이 된다.
어제는 집에서 일하는 척 (?) 하면서 뒹굴거렸다.
가족들이랑 다같이 샤브샤브를 해먹었다.
배추랑 고기만 넣었는데도 충분.
다같이 모여서 냄비 요리를 먹으면
서로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어서 좋다.
특유의 따듯한 느낌도 참 좋고.
다음주에 내내 태풍이라는데,
태풍이 여름을 모조리 삼키고 사라질 것 같다.
하루하루 소중하다.
내게 주어진 일들과 사람들 모두
결코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지.
작은 것에도 잘 만족할 수 있는,
조금 더 정성스럽게 생활할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길.
9/5
오랜만에 집에 딱 붙어있는 시기가 왔다.
그동안 밀린 편집 거리가 많다.
다시 이전의 건강했던 루틴 한 일상을 찾을 수 있을까?
아침을 건강하게 먹고
성경 필사로 시작하는 아침
태풍이 오고 있다.
비 냄새가 가까워지고 있다.
점심엔 어제 먹다 남긴 샤브샤브 육수로
칼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간식으로 오예스두 잔뜩 먹구.
너무 많이 먹은 것 같아서 소화도 시킬 겸 대공원 한 바퀴를 산책했다.
온몸이 흠뻑 젖었다.
다소 불안정한 정서의 날이었지만,
할 수 있는 있는 일들을 하나씩 했다.
○●
나의 욕구와 감정은 정당하다.
9/6
어제 먹은 점심과
수영 가기 전 공원에서의 빛.
○●
아침 수영을 갔는데 바보같이 수영복과 수건을 가지고 가지 않았다는 걸 깨닫고
이게 요즘 내 정신머리를 대변해 주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정신 차리라 송미.
9/7
달리기를 다시 시작했다.
체력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다시 달리기가 좋아져서 다행이다.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풍경
어제는 내게 참 속상한 일이 있었다.
속상한 일 앞에서 불쑥 올라오는 나의 방어기제는
슬픔을 기쁨으로 빨리 치환하는 것이었다.
아픔이 나에게 오지 못하게 빨리 웃을 일을 만드는 것.
어제도 속상한 일 다음에 바로,
친구가 기분 전환 할 수 있는 일을 제안했는데
고민 하다가 거절하고 잠시 속상함에 머무르는 것을 택했다.
금방 '괜찮아 !' 하면서 씩씩하게 굴거나, 채찍질하며 나를 몰아붙이지 않았다.
내가 이 일로 얼마나 속상하고, 힘든지부터 받아들였다.
밥을 잘 챙겨 먹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후 낮잠을 잤다.
낮잠을 자고 일어난 후 천천히 할 일을 했다.
엄마가 내 신발에 있는 깔창을 보더니 깔깔깔 웃었다.
이 신발을 신고 참 많은 일터에 가고
참 많은 산책을 하고, 참 많이 달리기도 했다.
내 삶의 훈장처럼 느껴졌다.
○●
'가장 고상한 형태의 행동은 멈추어 서서 자기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것이다.'
이번 계기를 통해 내가 어떤 걸 원하고, 어떤 게 속상했고,
어떤 게 서툰 사람인지 깊게 돌아보게 되었다.
성장하는 것들은 빠짐없이 어떠한 고통을 수반하는 구나.
그렇게 생각하니 내게 온 모든 순간들이 감사하다.
9/8
건강하게 아침을 차려 먹고,
차분한 마음으로 업무를 시작하고 싶어서 차를 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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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다녀왔다. 접영 발차기를 배우고 있다.
맨 처음 수영 다닐 때 "물을 엄청 무서워하시네요?"
라고 말씀하셨던 제일 시니컬 (?) 하신 선생님께서
내가 오리발 끼고 발차기 하는 걸 보고는
"와... 진짜 대단하다. 지금 접영을 하고... 오리발을 끼신 거예요?"
하며.... 칭찬해 주셔서 기분이 진짜 좋았다.
아... 수영하고 핫도그 빠질 수 없지.... ^_^
갠차나 ... 난 평일엔 계속 운동하니까? ㅎㅎㅎ
저녁엔 연출부 전체 회의가 있었다.
(경래 감독님이 아시면 ㅋㅋㅋㅋ 초상권 침해로 신고하시려나 ㅋㅋㅋㅋ)
꼼꼼한 승지씨와 예지씨 ~
미완성 콘티에 표시한 잘생김 (?) ㅋㅋㅋㅋㅋ
당 떨어지면 급속도로 방전되는 우리를 위해...
예지 씨가 가져온 레몬 사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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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슨' 연출부 회의만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진짜로 공부하는 느낌도 들고 재미있다.
회의를 끝내고 다들 저녁을 못 먹어서 치맥 타임을 가졌는데
진짜 끝도 없이 영화 얘기를 했다.
켄로치 감독과 다르덴 형제 영화의 차이와 깊이감에 대해서
그냥 술술술 말할 수 있는 자리라니....진짜 이건 너무 귀하자너 !
게다가 내가 보면 좋아할 만한 것들을 엄청 추천받아서 왔다.
(특히 소년 아메드는 ... 진짜 아껴봐야지)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사람들이... 내가 좋아하는 영화는 다 노잼이라고 해요..."
하는 푸념마저 닮아서... 맘 속으로 몰래 카타르시스 느꼈다.
아아 ... ! 예전에 히로카즈 팬클럽 열었던 것처럼
12월쯤엔 다르덴 형제 데이를 열어볼까나.
시청각실 하나 대관해서 하루 종일 다르덴 형제 영화만
주야장천보고 토론회를 가지는 거다 !
분명 내 주변 사람들은 절레절레.... 진짜 노잼이겠다 하겠지만...
노잼을 유잼이라 하는 사람들만 모으면 돼... ! 모을수 이따 !
9/9
아침을 달리기로 시작했다.
달리기로 시작하는 하루는
하지 않은 날과 확실히 다르다.
점점 더 정갈한 마음으로, 하루의 채비를 해나간다.
어제는 참 많은 공간을 옮겨 다니며 일을 했다.
작업실, 집 주변 카페, 범계역 카페.
너무 한 공간에만 머물러 있으면 마음이 왠지 불안해지고 괴로워서.
어쩌면, 환기의 방법으로 부정적인 감정들을
희석 시키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그제보단 어제 더, 어제보단 오늘 더 할 일에 점점 집중해갔다.
그러면서 내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좋은 에너지와 장점들에 포커스를 맞춰갔다.
주변에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을 다시 돌아보고,
그들을 통해 좋은 에너지를 채워갔다.
허나, 아직까진 저녁이 되면 여전히 마음이 연약해진다.
조금 울다가 이내 마음이 한결 덜어지는 기분이 들어
완전히 방전된 채 깊은 잠에 빠졌다.
9/10
동엽이 차에서 뽀려(?) 온 작두콩 차를 끓여 마셨다.
차분히 내려앉는 가을은 참 좋구나.
추석에도 하루 종일 일했네그려 ~
chu 석이라 온갖 맛있는 음식은 다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아직도 엄마 밥을 먹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철없는 막내다.
아직 마음에서 다 털어버리지 못한 잔해가 남아 있어서
몇 시간 동안 소모적인 시간을 보내다가 결심을 하고 행동에 옮겼다.
이런 종류의 결단을 내린 건 아마 태어나서 처음일지도.
확실히 알게 된 사실은
나는 대화와 소통이 정말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
약속과 신뢰에 의해 안정감을 가진다는 것.
○●
섣불리 내 마음을 이렇다 저렇게 정의 내리진 않으려고 한다.
내 마음이 정말로 괜찮이 질 수 있을 때까지
몸과 마음을 잘 보살피고 정돈하려고 한다.
9/11
어제는 아침에 달리기를 하고,
드디어 에단호크 관련 영상도 마무리 지었다.
점심에 가족들과 맛있는 식사를 하고,
잠시 언니와 대화를 나눴다.
저녁엔 논알콜 맥주를 한 캔 마셨다.
술은 먹고 싶은데 취하고 싶진 않아서.
○●
내가 깨고 나가야 할 딱딱한 껍질은 뭘까?
좀 더 융통성 있고, 부드러워지고 싶은데.
나도 포용하고 타인도 포용할 수 있는 현명함을 가지고 싶은데.
아직까지 너무 단단하기만 하다.
너무 단단해서 내가 놓치고 있는 건 뭘까?
마음의 각도를 조금만 바꾸면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을텐데
내가 미처 보지 못하고, 스스로 닫아 놓은 가능성과 기회는 뭘까?
9/12
어제도 아침 달리기를 했다.
친구에게 선물로 줄 와인을 사고,
음료수가 먹고 싶을 때 대신해서 마실 콤부차를 샀다.
주황과 초록의 조합은 언제봐도 예쁘네.
요건 왜 찍었지? ㅋㅋㅋ
편집을 간단하게 하고 집 밖으로 나갔다.
대공원에서 리틀 포레스트 야외 상영을 했기 때문.
"그냥... 너 땜에 온거지 나는 이런거 별로 관심없어"
라고 말하는 언니 ㅎㅎ
처음 가본 동네.
처음으로 가본 다빈이네 집. 민지와 셋이 만났다.
배달 음식만 시켰는데도 세팅이 멋지네 ㅎㅎㅎ
다빈이는 미적 감각이 뛰어난 친구다.
내가 여태 가본 집 중 가장 아름답고 아늑한 넉김.
맥주도 마시고, 내가 사온 와인도 마시며
긴긴 대화를 나눴다.
좋은 향
9/13
보따리 산책 프로젝트에 활용할
문장을 수집하기 위해 내 인생 책들을 꺼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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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업무를 하고 수영을 다녀왔다.
어느덧 접영 발차기를 연습하고 있다.
그런데 평영을 자꾸 까먹어서 큰일이네 ㅎㅎ
많은 감정이 오고 갔던 일주일이었다.
되돌아보면 타인을 원망할 필요도 없이 나도 그리 현명하진 못했다고 생각한다.
나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자존심을 세우고, 너무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 역시 연약하다는 증거.
다시 한번 진정한 강함은 부드러움 속에서 출발한다는 걸 생각하게 된다.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말하고, 본능에 따라가 보는 것. (특히 본능을 무서워하지 말기)
너무 각을 잡거나 계획하려 하지 않고 상황이 흘러가는 대로 두는 것.
그 안에 자연스러움의 힌트가 들어있다.
나 스스로가 만드는 마음의 감옥 중 하나는,
어쩌면 사람들이 장점이라고 말해줬던 '단단함'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단단함이 지나쳐서, 딱딱함이 되는 경직의 그 어딘가.
상처받았다고 해서 마음을 닫거나, 더 빽빽한 기준을 만들려고 하지 않겠다.
오히려 '절대로'라고 생각했던 기준을 더 허물고 더 용기 있게 마음을 열겠다.
마음을 닫는 순간 그만큼의 세상이 닫히는 거니까.
9/14
새벽부터 외장하드와의 싸움 ^_^.
제일 많이 가지고 다니는 3tb 외장하드 상태가
심상치 않길래 바아로 외장하드를 돌려가며 이중 백업을 했다.
영상일 10년 하면서... 날려먹은 하드로 얻게 된 빠른 실천 앤 행동력 ~
점심에 혜원이를 만났다.
중학교 동창 혜워니 ~
이쁜 ~ 긴 생머리의 혜워닝 ~
청첩장을 받기 위해 혜워니가 다니는 학원에 잠시 들렸다.
정감 가는 피아노 학원 ~.~
내일부터 초코파이 값 올라서
냉동실에 얼초 ~
머리두 산뜻하게 잘라지유.
동네 미용실 ~ 만 이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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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짬 내서 친구도 만나고 머리도 자르고
그 외에 눈 떠서 잘 때 눈 감는 순간까지 계속 일을 했다.
극극 성수기가 다가왔다.
저번달부터 ... 지금까지 거절한 일만 몇 개인가...(와우...아깝..._)
그중에 견적이 큰 것들도 꽤 있었다. (이부분이 가장 아쉽다 ^_^;)
결국 다 선택이지 뭐... 그런 생각을 했다.
선택에 의해서 몇 달간 쭉 ~ 땡겨 벌 수도 있었지만
결국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성장 가능성을 선택했다.
오래 오래 재미있게 일하고 싶으니까.
이번 성수기는 괜히 날카롭게 각 잡으면서 일하지 말아야지.
꼼꼼하게 챙기믄서도 마음은 좀 더 여유롭고 보드랍게 ~.~ 아자아자
9/15
아침을 잘 차려 먹었다.
새벽부터 일어나 숨도 안 쉬고 일을 했다.
(요즘에 하는 일 너무 여러 개 ㅎㅎ)
스스로 갉아먹는 습관 !
인스타에서 캡쳐.
이마트 노브렌드에서 판매하는 알리오 올리오 소스.
아주아주아주 훌륭하덥디다.
레스토랑 맛이 나서 너무 깜짝 놀랐다.
나 외출하기 한 시간 전에
연진이가 우당탕탕 집으로 왔다 ㅋ
기생충인 줄 ~
저녁에는 조연분들 오디션이 있어서 경래 감독님 사무실에 갔다.
아.... 뭐부터 말해야 하지? 너무 쓰고 싶은 말이 많은데...
감독님이 배우분들에서 무언가를 설명하는 방식이나 태도부터
배우분들이 가진 고유의 오리지널리티, 연기, 발성까지...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진심으로 유익한 시간이었다.
저녁을 못 먹어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슈퍼에 들러
새우깡 블랙을 사 먹었다. (무려 1900원)
샤넬 새우깡이라고 이름 붙이겠다.
○●
점점 더 사는 게 재미있다.
약간... 점점 더 고차원적으로 혹은
상쾌하고, 사뿐한 느낌으로 재미있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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