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023년 5월 1일 ~ 5월 15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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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면서 다르덴 형제를 만나게 되다니 (세상에)
토리와 로키타. 영화도 참 좋았고 gv 현장도 참 좋았다.
그들의 눈빛 하나 말 하나 놓치기 싫어
못 알아듣는 불어 소리에도 눈을 반짝이며 경청했다.
나같이 시종일관 심드렁해있고 졸려 하고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도
최애 앞에서는 집중하게 된다. 없는 힘도 샘솟는다.
그러니, 끝까지 좋아하는 것을 잃지 말 것 !
좋아하는 것에 부지런할 것 !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닐 것 !
(선희 땡큐!)
5/2
넋 놓고 있다가 사당역에서 내려야 할 걸 이촌역까지 와버렸네.
이왕 이렇게 된 거 잠실 롯데백화점까지 자전거 타고 가보자!
날씨는 화창했고 몸도 마음도 기분 좋게 아우성쳤다.
잠실 롯데 백화점 나이키 스윔까지 가서 굳이 굳이 수영복을 사려고 했던 이유는
그곳에 최적의 사이즈를 골라주시는 수영복 고수가 있다고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잘 어울리는 보라색 수영복을 샀다.
수영을 무척이나 오래 하셨던 수영복 고수 아주머니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이 있어 보였다. (그럴 만도 !)
저녁엔 연진이가 맛있는 밥을 해주었다.
연진이는 정말 요리를 뚝딱뚝딱 빨리, 잘한다.
신혼여행 다녀온 연진이와 얼굴도 보고 대화도 나누고 즐거웠다.
연진이 피로연 때 찍은 사진.
왠지 잘 나온 것 같아 여기에도 박제 !
5/3
5/4
5/6
5/7
호연씨와 리솜 포레스트 제천 여행을 일박 이일 다녀온 다음 날
집에서 엄청나게 푹 ~ 오래 잤다.
한동안 바빠질 것 같으니 그냥 푹 ~~~ 쉬었다.
그동안 지역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정신없이 놀고 쉬다 보니 일기가 많이 밀려 있다.
어제 연기자 김소연의 3년 공백기 이야기를 듣다가
'와... 저분도 공백기라는 것이 있었구나...' 새삼 놀랐다.
3년 동안 매일매일 연기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한 시간이 있었다고.
말이 3년이지 얼마나 피 말리고 간절한 시간이었을까?
나도 이번년도 일을 쉰 기간이 꽤 되는데 (그래봤자 난 몇 개월...?)
그동안 이런저런 것들을 준비하는 기간을 보냈다.
진짜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었는데
신기하게 지금은 또 아무렇지 않다.
분명, 현실을 뚫고 갈 돌파구가 하나씩 찾아와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불안함에 떨지 말고 편히 쉴걸...' 이라는 생각? 딱히 안 든다.
불안해서 뭐라도 하고, 자꾸 물어보고, 밖으로 나가니까 기회라는 것이 조금씩 찾아오는 것 같다.
일이라는 것은 정말 생존과 직결되어 있구나를 뼈아프게 느낀 시간이었다.
정말 초심으로 돌아가는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해야지.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일을 하게 해달라는
엄마와 나의 기도가 통할 수 있게.
5/8
5/9
5/10
1차 면접 본 날.
이날의 감사함은 오래 기억될 것이다.
5/12
5/13
5/14
산책을 한 것 외에 다른 일을 하지 않았다.
등따시고 배불렀던 하루.
그래도 핸드폰 중독은 좀 심한 것 같다.
절제가 필요하다.
5/15
경래 감독님과 업무를 보고
콘티 작가님과 작은 회의도 마쳤다.
그리고 막 어둡기 전의 오후에 최종 면접을 보러 갔다.
면접장에 들어가면 느껴지는 공기가 있다.
그 공기는 면접장 안에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에너지 장 같은 것.
1차 면접 때 굉장히 존중 받는 감사한 시간을 보냈고 (무려 면접 이었는데...!)
2차 면접 역시 부드럽고 따듯한 공기가 감돌았다.
2차 면접은 꽤나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질문들이 오갔다.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눈 것 같았는데
면접을 끝난 후 등이 땀으로 젖어 있었다.
면접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
지나가는 젊은이들이 온통 대단해 보이고 또 대견해 보인다.
경력직이고, 포트폴리오도 많고
스스로 꽤 말도 잘하는 편이라 생각하는데도
사회에 나와 맞는 자리를 찾는 게 이리도 어려운데
하물며 경력 없는 신입들은 구직 하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울까?
어쩌면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몇 배는 더
길고 지난한 과정을 보내왔을지 모르겠다 생각하니
더 많은 사람들을 존중하게 되었다.
오늘 면접에서 한 분이
"회사에서는 뭘 배웠습니까?"라는 질문에
"멋진 사람들과 일하며, 사람을 존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라고 답했다.
집에는 전 직장 선배의 6년간 삶이 담긴 책이 도착해있다.
방금 책날개를 읽었는데 벌써 가슴이 저릿하다.
마치 내 삶의 훈장처럼 자랑스럽다.
댓글목록
월급쟁이님의 댓글
월급쟁이 작성일회사에서 찌드는 법을 배웠습니다.
song님의 댓글의 댓글
song 작성일에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