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021년 3월 첫째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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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하지 못한 즐거운 일들이 많았다.
하나씩 보따리를 풀어봐야지.
신발장에 신발들이, 칫솔 살균기에 5개의 칫솔이 마침에 모두 꽉 찬 것을 보며
보금이 돌아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잘 왔어. 정말 고생했어.
그런 말을 해주고 싶다.
어김없이 산책을 했고,
돌멩이에 적힌 글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세영과 숙현이 한가로운 아침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숙현이 어제 먹다 남긴 치킨을 나눠 먹으며 윤여정 선생님 나오는 문명 특급을 보고 있었던 것 같아.
세영과 숙현이 유투브를 보며 깔깔깔 웃는 소리
보금이 씻고 나와 보리차를 꿀꺽 마시고
수빈이 "다녀오겠습니다 !" 하며 출근하는 기분 좋은 소음을 들으며
점심에 먹을 오므라이스를 요리했다.
한 치 오차 없이 평화롭고 즐거운 아침이 너무나 감사했다.
요즘 아침에 차 혹은 커피 + 플레인 요거트에 뮤즐리와 간단한 과일을 섞어 먹는다.
플레인 요거트는 당도가 아예 없는 게 베이스로 딱 인 것 같다.
요거트에 조금만 더 당도가 들어가면 입이 텁텁해 금방 질려 버린다.
그나저나 요즘 딸기가 참 달다.
보금이 돌아온 기념으로 저녁에 다같이 티타임을 했다.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온 숙현과 수빈.
여행 때 썼던 유서를 읽어주었다.
유서를 읽다가 목소리가 울컥해지기도 했다.
나는 유서를 들으면서
좋아하는 것으로 채우기에도 부족한 시간
절대로 낭비하지 말아야지... 하며 딴생각을 했다. 헷 ^^
지혜를 달라고 매일매일 기도하고 있다.
산책하며 발견한 풍경들.
오늘 아침엔 집 앞에서 라떼를 테이크아웃 했다.
1500원짜리 햇반으로 점심을 해결하면서
음료 5000원 쓰는 건 참 과감하다 ㅎㅎㅎㅎ
(엄마 표현에 따르면) 이상한 아라비안나이트 계산법.
그래도 디저트는 안 샀으니 나름 절제 한 것.
이곳은 디저트가 아주 그냥 끝장나게 맛있다.
초코 크로플 (꼭 바닐라 아이스크림 얹어서), 딸기 티라미수 꼮 먹을거야.
뭔가 나한테 상주고 싶은 날이나
너무 슬퍼서 위로해 주고 싶은 날에 과감하게 사 먹어야지.
성준과 달수 덕분에 점심 해결 !
아리가또네 ~~~
요즘 달수네 집엔 딸기가 풍년인가?
2일 내내 딸기를 줬다.
딸기 짱 ! (엥?ㅋㅋㅋ)
오늘은 동엽의 생일.
동엽이가 스스로 만든 생일 초대장 파일을 받아 코옹코옹에서 프린트했다.
내용이 너무 정감 있고 귀여워서 혼자 킥킥대며 웃었다.
그냥 전달해 주기 좀 아까워서 생파 준비하는 어버이 마음으로 예쁘게 초대장을 꾸몄다.
시나리오 쓰는 것보다 백반 배는 재미있어서 엄청 꼼꼼하게 만들었다.
매일 이런 것만 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잠시 했다.
쓸데없는 짓 짱 !!!!
간장 계란 비빔밥을 먹었다.
혼자 런 온 보면서 저녁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고 평화로웠다.
같이 먹는 밥도 좋지만 혼자 먹는 밥도 좋다.
(그냥 밥이 좋은 건가?)
저녁에도 산책을 종종 하려고 한다.
점심에 지수, 은혜, 영범씨와 집ㅅ씨를 갔다.
세영은 아름다움을 만드는데 천재다.
지수에게 시를 읽어주는 은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네는 왤케 항상 귀엽냐.
사랑하는 은혜와 한 컷,
아니... 당근이 이렇게 맛있을 일???
건강하게 다 비운 접시.
점심을 먹고 온 조셉이 라떼를 줬다.
혹시 먹다가 남긴 거 준거 아니냐며 의심했지만
아무렴 어때 ~~ 맛있었다 라뗴.
패터슨을 다시 보았다.
요즘 일상에 관련된 영화와 책을 모조리 읽고 보고 싶다.
나의 관심사는 오직 일상. 일상.
반복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같은 날은 하루도 없는 일상.
일상의 의미를 잘 풀어내서 삶을 잘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나의 일상은 괜찮은가' 늘 점검하고 있다.
친구의 생일 선물로 아무튼 메모를 샀다.
작년에 나를 살게 해준 빛과 같은 책 베스트 3에 꼽힌다.
벌써 4번째 선물해 주는 책이다.
동엽이 생일파티.
직접 요리를 해줬다.
누군가 정성을 담아 손수 해주는 밥만큼 맛있는 것도 없지.
달수가 멀리까지 가서 사 온 예쁜 케이크.
달수는 맛있고 예쁜 케이크가 어디서 파는지 잘 안다.
수고를 들여 굳이 특별한 케이크를 사온 달수!
평범한 순간에 특별함을 만드는 데에 천재인 달수.
난 당신들이랑 있으면
다시 대학생이 된 기분이 들어.
필사 노트 한 권을 벌써 다 썼다.
새로운 노트로 새로운 필사 시작 !
아침마다 감탄하게 되는 풍경들.
매일 공짜로 얻게 되는 선물.
나에게 다시 자발적으로 반송된(?) 편지
정인의 패브릭 포스터 포장.
일본 여행 갔을 때 예쁜 신문지를 많이 가져왔다고 했다.
특별히 나와 어울리는 일러스트 부분이 잘 보이게 포장했다는 정성이 귀여웠다 ㅎㅎ
정인의 패프릭 포스터.
크 ㅠ.... 너무너무 예쁘잖아???
정인은 ~ 정성스러움의 천재 !
작업실에 빨리 걸어두고 싶다.
오랜만에 빵 모자 쓴 날 ~
사람들에게 잘 어울린다고 칭찬 많이 받았다. (사실 머리 안 감아서 쓰고 온....)
내일 조셉이 떠난다.
떠나기 전 맛있는 점심을 사주겠다고 했고
좋아하는 식당 베스트 3에 꼽히는 홍가네 분식에서 만두와 수제비를 먹었다.
수제비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다.
조셉이 성준과 나에게 선물을 줬는데
나에게는 머리카락 붙은 (방바닥에 굴러다니던 거 준 걸로 추정) 치약을 줬고
성준에게는 어떤 옷이든 산악인으로 만들어버리는 모자를 선물해 줬다.
뭔가 저 모자를 쓰면 주먹을 불끈 쥐고 파이팅 포즈를 해야 할 것만 같다.
그리고 밀크티에 마카롱도 사줬다.
메뉴가 나오기 전, 홈보이 옆에 있는 빈티지 옷 가게 방문.
예쁜 폴로 반바지가 들어왔다.
다음에 이쁜 걸로 하나 사야지.
빨리 반바지에 하얀색 나시를 입고 해변을 뛰어다니고 싶다.
조셉 동엽 성준과 마카롱을 먹었다.
이 친구들이랑 같이 있으면 삼겹살에 소주 말고
마카롱에 아메리카노가 떠오르는 건 왜 일까.
너무 보기 좋았던 두 조합 ㅠㅠ
스튜디오 십삼월 듀오 잠시만 안녕 !
조셉 건강해야 해 !
명호씨가 빵을 사 와서 공장공장 사람들과 맛있게 나눠먹었다.
저 날 진짜 수제비 + 마카롱 + 빵.
밀가루 파티네 !
그래서 저녁만은 평범하게 먹었다.
그리고 엄마가 싸주신 반찬을 남기지 않고 참 알뜰하게 먹었다.
뭔가 뿌듯.
저날 밥을 먹으며 수빈씨와 함께 좋은 대화를 나눴다.
수빈씨와 가슴에 남는 대화를 종종한다.
봄이 왔다 ! 장범준의 벚꽃 연금.
주말이라 광주에 놀러 왔다.
와사비 적고 김과 밥이 많은 사케동을 먹었다.
조셉 잘 가라 ! (이 말만 실제로 열 번은 한 것 같다.)
영화 미날희 예매 시간까지 시간이 좀 떠서 백화점을 구경 다녔다.
주로 성준이 앞장을 서고 동엽과 졸졸졸 따라다녔다.
향수도 구경하고, 특이한 박음질 옷을 보면서 "와! 예쁘다" 감탄하기도 하고
캡슐 커피 매장에 들어가서 커피 쇼핑도 했다.
혼자서도 끄떡없는 개인주의 나까무라상의 하루~!
이런 트레이닝 복 입고 뛰고 싶어 !
맛있게 아이스크림을 먹고 미나리를 봤다.
영화를 보고 이 문장이 떠올랐다.
나코스 카잔차키스의 아버지.
니코스 카잔차키스 가족은 어느 해 홍수 때문에 포도 농사를 다 망쳤다.
"아버지, 포도가 다 없어졌어요."
"시끄럽다. 우리들은 없어지지 않았어."
나는 미나리가 사랑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사랑의 힘.
사랑의 힘.
사랑의 힘.
영화를 본 후 집요하게 '돈이란 너희에게 무엇인가!' 에 대해 물어보기도 하고
내 의견을 말하기도 하였다.
나에게 돈은 뭘까...?
좀 더 고민해 봐야겠지만 오늘 읽은 책 속의 문장처럼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생계를 꾸려가야 올바른 생을 살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지점을 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세린이 추천한 황톳길에 왔다.
간판이 뻨큐 모양 같다며 굳이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성준. 어휴, ㅋㅋㅋ 초딩
뭘 해도 장인 같아 보이는 원피스.
항아리 앞에서 한 컷 v^^v
우리는 전과 닭도리탕을 먹으면서
옆자리에 앉은 썸남과 썸녀의 대화를 엿들었다.
광주에서 가장 좋아하는 찻집에 갔다.
친구들도 좋아할 거란 확신이 있었다.
검정치마 앨범 같은 공간.
수다를 떨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천천히 음료를 마시며 음악을 감상했다.
친구들에게서 사춘기 소년 같은 얼굴들이 보이기도 했다.
분위기 있는 척 해보려 했지만
실패 ㅎㅎㅎㅎ
좋았다.
다른 말로는 대체할 수 없을 것 같다.
다시 서울로 !
용산역에 도착했다.
집에 와 소포를 뜯어보니
닷페이스에서 필름 카메라를 보내줬다.
그리고 엄마가 준비한 선물.
세연씨가 정성스럽게 맞춰준 진주 귀걸이.
우리 엄만 뭐 하나 대충 하는 법이 없네.
작업실에 좋아하는 사진을 붙였다.
창밖에 햇빛 덕분에 다른 면에 있는 사진이 비친다.
윤후영 디자이너님께 쭉 머리를 맡기고 있다.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해내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서로 별다른 말을 주고받진 않지만....
혼자 조용히 내적 친밀감을 키우고 있다.
수다스럽지 않지만,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사람.
조금만 다듬었을 뿐인데, 분위기가 정돈되었다.
친구들과 맛있는 걸 먹고, 아끼는 공간에 가서 조용히 감탄하고
깊은 얘기도 나누고 시시껄렁한 농담도 하는 편안한 순간들이 문득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번주는 뭐랄까....그동안 지쳤던 마음을 쉬어가라고 고생했다고
즐거운 일들을 몰빵으로 받은 주간인 것 같다.
바보 같지만 이런 순간에도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불행을 늘 대비한다.
반드시 또 힘들고 슬픈 일들이 닥쳐오겠지?
뭐, 그럼 어때.
나에겐 불행한 걸 더 좋은 것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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