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021년 9월 24일 ~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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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3
조립 컴퓨터 위에 매실주스 쏟아서 수리...
몇십만원 깨지것다..ㅠ 흙.
그래도 사장님이 친절해서 다행이다.
오늘은 백만 년 만에 스완님이랑 데이트.
캐주얼 와인바 클로즈 더디어 왔다.
중간에 기택이도 급 ! 합류.
머리에 밴드를 쓰고 갔는데 마치 드라마 연애시대에 주인공들이 자주 가는 단골 술집에
"그래서 ~ 그 둘이 어떻게 됐대~?" 하는 사장님 같다고 했다.
작가 양반이라 그런가 아주 묘사력이 뛰어나네. -_-a
너무 신나서 2차로 스완님네 집으로 고고.
진차 너무 어울리는 스완님과 형부.
그리고 그들의 취향으로 가득한 집.
기택이가 혼기 찬다 ~~ 는 말을 진심 서른마흔다섯번 했는데
결혼 안 할거라는 말은 높은 확률로 뻥으로 밝혀져.
인심 좋은 집 ㅠ
중간에 쌤 잭슨님이 오셨다 ! 으악.
얼마 전에 추석이었어서 욕지도산 갈치를 선물로 가져오셨다.
볼 때마다 늘 반가운 얼굴들 !!
우리 지금처럼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나이 먹어 가요 ~~~
기린이찌방시보리이 ~~~~
9/24
어제 쌤 잭슨님이 준 갈치로 만든 갈치조림 :)
지수가 해보라고 했던 추석 성격테스트 (?)
신기하게 잘 맞네?
그래도 나 좀 끈기 있거든?? 쳇.
꽃 선물 주는 거,
주는 사람도 정말 기분 좋다.
전시장 가는 길에
귀여운 간판.
친구들이 곧 철거될 공간에서 전시를 연다길래 다녀와봤다 :)
리오가 가진 검정, 보라색 기운이 참 신비스럽고 가끔을 부럽기도 하다.
내게는 전혀 없는 느낌의 감각이기 때문에.
리오는 아마 슬픔, 고독, 외로움, 아픔에 대해서
나보다 훨씬 더 잘 이해하고 있을 것만 같다.
전시를 통해 금방 지워버려고 했던 특정한 감정을 마주하고 간다.
빨간 전시장이 나에게 깊은 위안화 평안함을 주었다.
"여기서는 깊고 어두운 마음을 마음껏 들켜도 좋아"
그래도 난 여전히 슬픔이 불쑥 다가오면
눈물을 닦고 서둘러 밝게 웃고 싶어진다.
그냥 그게 내 성향인가.
스스로 슬픔과 어두움에 무지한 사람인 것을 알기 때문에
누군가의 슬픔을 함부로 위로하려 하지 않으려 한다.
리오 같은 예술가가 누군가의 슬픔을 묵묵하게 지켜보고 다독여주면
그 사람의 슬픔이 끝났을 때 문밖에서 내가 기다라다
야 ! 날씨도 좋은데 좀 걸을까?
하는 게 내가 잘 할 수 있는 예술의 방향인 것 같다.
우리가 각자 달라서,
그래서 각자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걸 안다는 것도
축복이고 참 다행.
각자의 개성을 한껏 물들어 있던 각각의 전시장.
오랜만에 보는 리오, 서울에서 만나니 반가웠던 쑥.
(무서운 척 귀신 연기하는 쑥 ㅎㅎㅎ)
리오 보러 꼭 강릉 가야지 !
다짐했던 하루.
집에 돌아가기 전,
초등학생 때 스케이트 탄 후 먹었던 트위스트 맛이 생각나
kfc에서 트위스터와 칰힌을 먹었다.
사실 하루 종일 몸이 부실 비실 거리는 느낌을 받아서
기름진 걸 좀 먹고 싶기도 했다.
문세린이 작년 네덜란드 때 사진을 보내왔다.
너무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린의 산책 요청을 승낙했고,
멋쟁이 세린이 차를 끌고 대공원에 와줬다.
우리 둘은 비슷한 가치관과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성향은 꽤 다른데,
그 다름이 내가 꼭 가지고 싶은 '좋은 다름'일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서로가 좋은 방향으로 중화가 된다고 해야 할까나?
세린의 고유함 중에 가장 좋아하는 건 침착함과 느긋함이다.
앞으로 세린과 더 많이 대화하고 이것저것 의논 하다 보면
침착함과 느긋함이 나도 모르게 천천히 스며들게 되지 않을까?
반대로 나는 세린에게 에너지를 주는 사람인 것 같다.
하지만 늘 경계하는 부분은 나의 성향도 과해지면
상대방에게 조급함이나 지나친 채찍질이 될 수도 있으니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성숙하게 잘 다듬거가고 발전해가고 싶다.
다층적인 감정의 결을 단순한 것으로 퉁 치는 것이 싫은 우리.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섬세함을 사랑하며 힘껏 활용하며 살자 세린 ! :)
9/25
마이크리 감독이 연출한 세상의 모든 계절을 봤다.
대사도 연출도 연기도 완벽한 영화.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기분이 너무 안 좋아졌다.
제리, 메리를 동정하지 마세요.
성숙한 성녀가 되려고 메리를 한없이 감싸주지 마세요.
당신이 그러면 그럴수록 메리는 더욱더 초라해진답니다.
지수와 은혜가 과천에 놀러 왔다.
지수 어머니가 구워주신 쿠키.
하루 만에 다 먹었다.
대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지수와 은혜가 페스코인 것을 알고 엄마가 만들어주신
내일 아침으로 먹을 달걀 샌드위치 속.
감사합니다. 이세연씨 :)
친구들과 러브미이프유데어를 봤다.
약 10년 전에 봤을 떄는 디게 통통 튀고 로맨틱한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이거 원... 소시오페스 두 명의 민폐 중2병 사랑이야기잖어 !
그런데 뭐... 사랑은 이성의 영역이 아니니까 !
저녁에 맥주를 사러 나갔다.
은혜의 화려한 패션.
지수가 준 고쟁이 + 우리 엄마의 슬리퍼,
처음 시도해 본 후렌치파이 젤리.
나는 너무 맛없었는데 친구들은 맛있다고 했다.
새벽 3시까지 대화를 나눴다.
얼마 전 완성한 단편 시나리오도 보여주고,
앞으로 어떤 일들을 하고 싶은지나 각자의 성격이나 성향에 대한 것들.
10년후 우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9/26
여백, 절제, 고요 속의 아름다움.
절제와 여백을 위해서는 욕심을 덜어내야 한다.
높은 기준을 두어야 한다.
내가 그린 그림 :)
다음에 방문하면 꼭 사고 싶은 샤프.
무려 4시간 서 있었다.
(산책 + 미술관 관람)
맛있게 저녁을 먹고 지수와 밤늦게까지 대화를 나눴다.
9/27
하루 종일 바빠서 미처 사진을 찍지 못했다.
1. 수리된 컴퓨터를 가져왔다.
2. 과천 -> 목포로 이동. 약 2주간 있을 예정.
3. 용산에서 KTX 타기 전에 진짜 빨리 크로플과 서브웨이 (베지)를 먹었다.
은혜와 지수와 나란히 목포역 도착.
제 2의 고향 목포 ㅎㅎㅎㅎ
서울이 목포같고 목포가 서울 같고
이제 나에게 서울과 그 외의 지역의 경계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다 사람사는 곳.
보양 빌라에 도착해 짐을 풀고 보리차를 끓였다.
그런데... 그만 깜빡 잠이 들어버려 주전자를 가스렌지에 올려놓고 잠들어 버린 것이 아닌가.
진짜 진짜 다행히 보금이 주전자 불을 꺼줬다. 정말 큰일 날뻔했다.
다시 한번 정신 차리며 생활해야겠다고
우쭐(?)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럴 때 큰 사건이 터지니까.
요즘 현명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타인의 실수나 악의적인 말이나 행동에 막 열받고 반응하는 게 아니라
대부분의 것들을 '그래 그럴 수 있지 모' 하며 눈감아 주거나
'상관없는 거 아닌가?' 하며 넘어가고 싶다.
왜냐하면 나도 결코 완전한 존재가 아니니까.
사실, 타인을 관찰할 시간에 내 행동과 말부터 점검하고
오늘 하루 주어진 일들을 제대로 해냈는가부터 살펴보는 것이
두루두루 많은 일들을 더 나은 쪽으로 끌어준다.
내가 제대로 살면 내 마음에 여유로운 공간이 생긴다.
그 공간만큼 나 자신도 타인도 가식 없는 깨끗한 마음으로 수용할 수 있게 된다.
그 반복으로 마음 그릇이 점점 더 넓어지나 보다.
간장 종지를 밥그릇으로 넓혀가보자꾸나 !
9/28
친구랑 걷다가 리모델링 가게를 발견했는데
저 사무실부터 리모델링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든든한 시나리오 작법 책 2권.
책 써준 영화인들 땡큐.
오늘 점심 메뉴는 나니님이 만들어주신 김치치즈 그라탕이었다.
엄마가 싸준 반찬 먹겠다고 100번 다짐했는데,
친구들이 같이 먹자는 말 2번에
그럼 그럴까? 하고 홀랑 먹어버림.
(그리고 저녁도 배달음식 먹음 ^^ 휴.
사람의 계획 따위 얼마나 부질없는가. 그래도 후회는 없다. 즐거웠으니까)
체크인으로 활동하시는 분의 강연을 들었다.
펄스널 브랜딩 관련된 내용이라 관심이 없었는데,
동우씨에게 한번 들어보겠냐는 권유를 듣고 강연을 들었는데...
정말 엄청난 영감이 있었던 강연이었다.
* 강연을 듣고 생각한 것들을 정리해 보자면
1. 검은색이 주는 에너지가 있다. 과묵함, 간결함, 차분함, 정돈, 간결
2. 어떤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포괄하는 것 말고, 작은 것을 얼마나 잘고 디테일하게 쪼갤 수 있을 것인가?
3. 사람을 모아야 하는 본질적인 이유 = 돈이 흐르는 기본 원리
4. 사람은 돈을 믿을 수 있을 때 쓴다. 믿음 = 인지도.
5. 나에 대한 관심, 같은 취향 = 친구 (나와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부터 찾기)
6. 1원칙 - 누구, 뭐, 왜. 누구를 위해 글을 쓸지 최대한 좁혀야 한다.
2원칙 - 무조건 하나
3원칙 - cut & easy
7. 하나의 글엔 하나의 메시지 (단순함)
8. 짧게 쓰는 글의 장점 -> 빠른 몰입, 이해하기 쉬어짐
9. 콘텐츠 추천 -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 sbs 스페셜 검색 대신 고독
10.성장을 하려면 시간과 통증이 필요하다. 통증은 곧 성장통.
그 통증을 견뎌내야 한다.
* Q&A 답변
1.비전으로 사람을 모으기보다, 구체적으로 (지인 말고) 그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능력치가 보장된 사람들을 모아서 해야 할 역할을 정확히 제시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정확하게 하는 것. (비전으로 뭉치면 비전으로 망친다)
2.타겟을 '장인'과 같은 사람보다 요즘 보편적인 사람들로 잡는 것도
대중의 시선을 잡는 하나의 방법이 될 듯.
3. 저 사람은 뭘 원하는가? 를 끊임없이 고민.
상대방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는 것.
4. 결핍 - 필요성을 느낌 - 그것에 대한 전문가가 될 확률이 높음
* 내가 이 강연에서 가장 새롭게 배운 것
펄스널 브랜딩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의 존재를 완벽한 상품으로 만들어 타인에게 판매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타인의 생각과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하게 되는 기분이 유쾌하지 않다.
오히려 스스로의 욕구과 욕망을 들여다보는 것에 관심이 더 크다.
하지만 이번 강연이 좋았던 건, 듣는 청자의 욕구를 충분히 고려했으면서
동시에 그걸 전달하는 사람의 욕구도 충분히 고려되어 보였다.
발표자의 기준과 관점에 의해서 선별된 양질의 정보를 얻은 기분이 들었다.
타인과의 문도 열려 있지만 그렇다고,
결코 자신의 중심은 잃지 않는 에너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과도하게 영향받는 방향이 아닌
타인의 세상을 빌려 내 세상과 시선을 넓히는 방향이라면
훨씬 더 시야와 관점이 넓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9월 30일 ~ 10월 2일
고독과 사색의 시간을 갖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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