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023년 4월 5일 ~ 4월 30일
본문
4/5
보혜 ~ 정말 잘 됐으면 좋겠어 !
4/7
나 좋은 곳 데리고 가줘서 고마워
4/8
4/9
리바운드 보고 오랜만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최소 10명에게 리바운드 홍보한 듯....ㅎㅎ
요즘엔 진짜 몸이 안 움직여진다.
억지로 힘을 내보려고 해도 금방 지치네.
2023년은 질병의 해인가?
매주 다른 이유로 병원과 약국을 찾게 된다.
그래도 아프면 바로 치료하는 편이니까 병을 키우게 되진 않는다.
거창한 다짐과 계획이 오히려 힘을 쭉 빠지게 만드는 요즘.
그때그때 찾아오는 이벤트에 풍덩 빠지는 것이 힘이 된다.
예를들면 안도타타오 전시를 훌쩍 본 일이라던가
영화 리바운드를 본 일 혹은 갑자기 친구와 하는 통화 같은 것들.
4/14
큰 다짐을 하는 것이 조금은 망설여지는 시기.
3년간 매일 쓰던 일기도 5일이 지나서야 쓰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홈페이지에 이제부터 열심히 잘 살 거야 ! 다짐을 해 놓았지만
그 이후에도 맘처럼 일들이 잘 풀리지는 않았던 것 같다.
딱 알맞은 시기에 찾아온 기회를 잡기 위한 결정적인 순간
운명의 장난처럼 눈물이 날 정도로 극심한 복통이 찾아왔다.
미팅을 취소하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카톡으로 다른 업무에 대한 피드백이 길게 와 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내가 썼던 글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 적혀있었다.
나에게 다가온 기회와 그동안 잡고 있던 기회
둘 다 놓치지 않기 위해서 딱 이번 주만 밤을 새면 되는 일이었다.
그 며칠만 참으면 몇 개월의 경제적 자유가 주어진다.
알지만.... 너무나도 그렇게 하고 싶었지만
결정적으로 몸과 마음이 차곡차곡 약해져 있었다.
기회를 잡기 위한 기다림은 참 길었지만,
기회를 놓치는 일은 채 몇 분이 걸리지 않았다.
나는 백기를 들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책임감 없고, 현실적으로 비합리적인 선택이었다.
허나 택시 안에서 만큼은... 그 어떤 일확천금의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그것과도 맞바꿀 수 없는 삶 전체를 통째로 잃어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항복했다.
"그래 졌다. 졌어. 너한테 졌다. 김송미"
집에 도착했고, 몸에서 커다란 혈전이 쑥 빠져나왔다. 갑자기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들었다.
밥을 먹어야지만 복용이 가능한 쎈 생리통 약을 먹고 침대에 누웠다.
미루고만 있었던 건강 관련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병원을 예약했다.
책상에 놓여있던 세금 고지서와 우편물들을 뜯어보고
당장 내일 처리해야 할 서류들을 파악했다.
애인에게도 사실 내가 얼마나 취약한 사람인지
밝은 면만큼이나 우울한 면이 많은 사람인지 솔직하게 말해주었다.
그날 밤 펑펑 자꾸만 눈물이 나왔다.
4/17
얼마 전 전주 국제 영화제에서 다르덴 형제의 촬영에 대해 촬영 감독들과 분석하는 클래스를 예매하고 너무 기뻤는데,
오늘 전주영화제에 뜬 공지를 보니 전날에 무려 윤가은 감독님과 (실제) 다르덴 형제가 신작을 보며 gv를 하는 클래스가 있었고
그다음 날은 다르덴 형제의 단독 gv가 있었다....
내가 성실하게 시간표를 찾아보기만 했었어도 알았을 사실이었고,
그걸 1순위로 두었다면 충분히 예매에 성공했을 것이다.
시간표를 건성으로 본 결과.
윤가은 감독님과 다르덴 형제가 함께하는 자리라리.
내 한국 최애와 벨기에 최애가 만나는 ... 어쩌면 앞으로도 다신 없을 그런 자리였는데.
작년 비성수기 때는 이번과는 달랐던 것 같다.
한가한 김에 전주국제영화제 영화도 미리 꼼꼼하게 확인해서
좋은 영화들을 보고, 최고로 재미있는 영화제를 보내다 왔었다.
적어도 그 정도는 내 손에 쥘 수 있는 행복 아닌가.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일에는 성실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찬물로 세수하듯 정신이 번쩍 차려진다.
4/18 (날짜 뒤죽박죽)
뒤죽박죽한 마음만큼이나 뒤죽박죽한 근황 (날짜 뒤죽박죽)
연진이 결혼식.
연진이가 빡세게 꾸미면 진짜 미인이구나
미모에 감짝 놀랐다.
해피투게더상 받았다. 크크.
올해 가장 큰 성취 ^^v
결혼식장에서 친구들 만나고 치맥도 하고
깔깔 웃으니까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밝아지더라.
역시나 내 우울과 무기력의 원인은
내일 나에게 주어진 일이 없다는 사실이라는 걸 선명하게 알 수 있었다.
당장에 모든 일로 도망쳤지만 여전히 숙제는 남아있다.
언젠가는 풀어야 한다. 알고 있다.
사실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면 되는데
뭐가 그토록 오래 힘낼 수 없을 만큼 힘들었을까.
인생 처음 정신의학과도 가보고,
몸 관련 코칭 상담도 받아봤다.
그런데 다들 너무 비싸더라.
가격을 보고 오히려 무기력이 더 길어질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지출 없이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라도
내가 나를 케어해야는 수밖에 없다.
산책과 숙면에 최선을 다해야지.
이렇게 뒤죽박죽한 시기도 참 오랜만이네.
그런데 너무 길다. 길어.
4/19
대공원에 활짝 핀 노란색 꽃과 초록색 잎이
내 컵과 똑 닯았네.
백만년만에 (오바) 아침을 차려먹은 것 같다.
작업실 책상에 다시 앉은 것도 백만년만인 것 같아.
오랜만에 물 줘서 미안하다 화분아.
그대로 네 생명력은 끈질기네.
너 나름대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구나.
미화 언니가 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영화를 빌미로 다훈이에 대해 쓴 책인 것 같다.
다훈이에 대한 미화언니의 사랑이 느껴진다.
여전히 미화언니는 책방을 운영하며 글을 쓰고 있고
다훈이는 영화일을 하고 있다.
○●
오늘 아침. 정읍에 있는 치치하하라는 카페 계정에 마지막 운영을 알리는 글이 올라왔다.
나는 그 카페를 딱 한 번 가봤다.
팔로우 수가 몇만이 그냥 넘어버리는 서울의 카페들과 비교하면 그리 알려진 편은 아니다.
커피를 좋아했던 한 목포 친구는 그 카페가 젤로 좋다고 했다.
거기 라떼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했다.
그 카페를 가는 게 행복이라고 했다.
불특정 다수에게 알려진 카페는 아니었지만,
누군가에게 최고의 카페였던 사실은 분명하다.
운영 종료를 알리는 마지막 게시물에 카페를 운영했던 두 부부가 환하게 웃으며 두 손을 흔들고 있다.
그리고 그 아래 이런 글이 적혀 있다.
'5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어렵고 힘든 시간도 분명 있었지만.
행복하고 감사한 기억만 남았습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곧 다시 만나요!'
그 카페의 피드에는 곱게 내려진 라떼가 왕왕 올라오곤 했다.
커피를 마시면서 들으면 좋은 음악의 커버도
좋아하는 영화의 장면들도 올라왔다.
가끔은 웃긴 게시물도 올라왔다.
자신이 응원하고 싶은 독립영화배우도 올라왔다.
초코렛 케이크를 가득 먹어 입가가 갈색으로 변한 아이의 입도 올라왔다.
그리고 딱 한 번 올라온 게시물에
카페를 운영하며 겪게 되는 금전적인 어려움과
건물주의 갑질에 대한 글이 올라온 적도 있었다.
미화 언니가 쓴 글처럼,
진짜 어려운 것은 좋아하는 걸 미워하지 않는 것.
큰 성과가 없어도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좋아하는 마음을 처음 그대로 간직하는 것일 테다.
그 카페의 끝이 결코 실패로 느껴지지 않고, 단지 시즌2를 위해 시즌 1이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종료하는 시점까지 좋아하는 마음과 방식을 끝까지 지켜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마지막 영업, 그 카페에 가진 않았어도 그 공간 안의 장면이 눈앞에 선하다.
내가 응원하고 있는 한 무명의 배우가 떠오른다.
그녀는 지금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있다.
그녀는 연기를 할 때도 하지 않을 때도 언제나 빛난다.
카페 사장님과 그 배우 모두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한 얼굴을 하고 있다.
4/20
현재 시각 2시 19분.
오늘은 이 시간에야 책상에 앉을 수 있었네.
부정적인 기운이 든 채 억지로 몸을 일으키는 것을 그만두고
조금씩 조금씩 차오를 때까지 기다렸다.
최근 가까운 사람들에게 따듯함과 위로를 바랬다.
빈도로도 강도로도 버거운 요구였다.
그래 여러모로 무기력한 사람과 긴 대화를 하는 것은 기 빨리는 일이 맞지.
시한 폭탄을 안고 있는 기분이 들 수도 있구.
나도 타인에게 그런 기분을 느꼈던 적이 있었으니까.
꽤 괜찮은 하루를 보낸 후 타인에게 위로와 공감을 바라면
그 온전했던 하루가 모두 망가지는 기분이 들었다.
사실, 내가 오늘 하루를 잘 살았는지에 대한 공감을
타인에게 바랄 필요가 없는 건데.
앞으로는 내 삶과 해결해야 할 일들에
더욱 포커스를 맞춰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스스로 내 하루를 평가의 단두대에 올리는 실수는 하지 말아야지.
어쨌거나 저쨌거나 스스로 느끼기에 1mm 씩 아주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연민을 섞어 하는 말 맞는데, 이 1mm의 전진을 위해서 나는 최선을 다한다.
외부 요인에 의해서 조금씩 쌓아 올린 최선이
후퇴하지 않도록 정신 똑바로 차려야지.
○●
예전에 캠프 영상을 찍었을 때 세계 일주를 했던 한 강연자 인터뷰했던 게 생각이 났다.
3년간 긴 슬럼프를 겪은 후, 운동을 하며 스스로 일어섰던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그분이 내게 "에너지가 너무 좋으신 것 같아요!"
그런 말을 해주셨었는데. 그게 문득 기억이 난다. (말의 힘 ㅠ)
지금 그분은 너무 잘 산다.
눈빛이 아주 반짝반짝하다.
4/20 - 2
어제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까지 화가 덜 풀린 상태였는데
얼굴을 보자마자 1초 만에 마음이 풀려 버렸다.
사랑은 참 이상하고 신기해.
얼굴을 보니 그냥 바보같이 배시시 웃음이 나와버렸다.
얄미워서 핸들을 잡지 않고 있던 손가락을 깨물었다.
내가 손가락을 깨물고 있는데 호연 역시 웃고 있다.
우리 둘 다 바보군.
호연씨는 퇴폐미 있는 여자가 이상형이고
나는 명랑하고 귀여운 남자가 이상형이었는데
정 반대의 스타일을 만나고 있다.
보이나? 이 다른 얼굴 그림체
맛있는 것을 먹고, 손잡고 한강을 산책하고
호연씨 집에서 영화도 보고 뽀뽀도 하고
호연씨가 얼마 전에 새로 산 스쿠터 뒷자리도 타보고
모든 게 호연씨랑 같이 하니까 넘넘 재미있었다.
헬륨가스 먹은 풍선이 하늘을 나는 것처럼 기분이 두둥실 ~
어제 확실히 느낀 거지만 나는 남자친구를 많이 많이 좋아해 ♥
4/21
별 소득 없는 하루를 보낸 것 같다.
적어도 내가 반응하는 일들에는 부지런해져야지.
어젠 낯설게하기에 넣을 글감을 정리했다.
말을 더 덧붙이려다 그만두었다.
너무 진지한 마음으로 한 수 한 수 둘 필요는 없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오히려 가볍게 가볍게 자주자주 행동하는 것.
4/22
무기력에 좋은 약을 먹어보았다.
약 효과가 그닥 큰 것 같진 않아
약 복용도 일회성에 그칠 것 같다.
이른 오후 노지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누고
호연씨와 저녁을 먹기 위해 합정으로 이동했다.
야마뜨라는 프랑스인이 운영하는 크레페 집에 가서 갈레뜨와 로제 와인을 시켜 먹었다.
호연씨가 찾은 곳인데, 남자친구가 이런저런 다양한 음식점 가는 걸 좋아해서
덩달아 나도 다양한 레스토랑에 갈 수 있어서 좋다.
밖에 나가 활동하기 좋아하는 남자친구 덕분에
내 외향성이 조금씩 회복되는 것 같은 기분이다.
저번부터 가보고 싶었던 카페 비하인드에 다녀왔다.
커피도 디저트도 일품이다.
특히 단순한 메뉴 구성이 참 좋았다.
그리고 클럽 매니아를 따라
말로만 백번 들었던 클럽 브라운과 그 근처 바... (이름이 생각이 안 나네) 도 다녀왔다.
우아... 클럽 입장은 25살 이후로 ㅋㅋㅋㅋㅋ 거의 10년만인가?
진짜 오랜만에 기분 좋게 취해서 같이 춤도 추고 재미있게 놀았다.
호연씨는 진짜 잘 논다. ㅎㅎ
역시 호로로 (호연 + 뽀로로 '노는 게 젤 좋아~')
4/23
정말 화창했던 날.
망원동 벨라 또띠아를 갔다.
호연씨 등 뒤에도 꽃이 피었다.
타코 러버 김타코를 위한 타코 런치.
김타고 이부리또씨.
망원동엔 작은 1인 가게들이 많아서 참 좋다.
하나하나 주인의 개성을 반영한 멋진 가게들.
날씨가 정말 좋아 손잡고 룰루랄라 산책하는데
넘넘 행복해서 천국 같았다 ~
사랑하는 사람 + 맛있는 점심 + 화창한 날씨 + 손잡고 공원 산책 = 행복
호연씨랑 손잡고 걸으면서 우아 ~ 진짜 ~ 행복하다 ~ 행복하다 ~ 했다.
호연씨 입꼬리도 씰룩씰룩.
이런 순간을 위해서 다들 그렇게 열심히 살고 돈 버는 거 아닌가?
나는 순서가 좀 뒤바뀌었다.
행복을 먼저 가불 받고, 돈은 나중에 버는 시스템인가? (^_^a )
순서가 뭐 중요한가
사랑하고 있다면 그곳이 천국
4/24
아침에 아빠가 사오신 딸기와 우유를 갈아 딸기 우유를 만들어 먹었다.
새롭고 맛있는 음식이 주는 활기는 생각보다 더 크다.
저번엔 엄마가 끓여주신 무국을 먹고 기운을 차렸었지.
오랜만에 85점 정도는 줄 수 있는 하루를 보냈다.
4/25
밤 사이 복통 때문에 잠에서 3번을 깼다.
아마 내가 예상하는 그 증상이 맞을 것이다.
아파도 증상을 알고 있으니 한결 낫긴 했다.
어제의 기운을 안고 오늘부터 부지런히 살아야겠다 다짐했는데
그 다짐이 무색하게 컨디션 저하로 다시 밸런스가 깨져버렸다.
목이 칼칼했다. 목감기 증상까지.
이번년도는 몸 안 아픈 곳이 없네.
에휴, 기운 빠지지만 어쩌랴 푹 쉬고 어서 회복해서 할 일을 해야지.
이 기간을 통해 날 기다려주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타인에게는 모르겠지만 스스로에게 좋은 사람은 맞는 것 같다.
점심을 먹으며 원슈타인이 나오는 금쪽 상담소를 보았다. (왕팬 ~)
이유 없이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르고, 튄다는 이유로 받는 소외감의 느낌을 잘 알고 있다.
그 외로움과 상처가 커서 비슷한 처지의 타인에게 손 뻗는 작업을 거쳐야만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잔인한 이야기이지만, 타인은 자신이 겪어본 딱 그 만큼만 타인을 위로할 수 있다.
그렇기에 자신이 겪어보지 않은 일들에 귀 기울이며 함께 고통을 나누려는 사람들이 존경스럽다. 닮고 싶은 모습이고.
자신의 아픔과 약함을 드려낼 수 있는 사람이 정말 강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못난 모습까지 인정할 수 있는 모습에서 진정한 자기애를 발견한다.
4/26
어제는 취업전문강사님을 만났다.
이력서, 포트폴리오에 대한 수정사항 조금과
의아하게도 나 같은 경우엔 회사에 가지 않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의견을 듣고 왔다.
강사님은 왜 회사에 가지 않냐고 여쭤보니
지금 생활에 더 만족한다고 회사에 갈 생각이 없다고 말씀하셨다.
아이러니했다.
한국 회사 시스템에 최적화된 인물로 누군가를 세팅 시킬 수 있는 능력의 사람이
되려 그 시스템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되돌아가기 싫은 것일까?
아무튼 그 취업전문강사님은 진짜 성실해 보였다.
만약 내가 취업을 간절히 원한다면
다시 포트폴리오, 경력 기술서를 세팅해야 하는데
포트폴리오엔 내 개인 작업물의 흔적을 다 없애야 하고
경력 기술서는 과장을 보태어 약간의 말장난을 가미해야 한다.
강사님은 회사의 시스템 안에 최적화된 부품이 될 생각을 가지고
오직 돈을 위해 긴 노동 시간을 버틸 자신이 있을 때 취업을 생각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사실, 그 말에 반발심이 일어났다.
진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상태로 일한다고?
나는 살면서 한 번도 그런 마음으로 일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자유롭게 나 하고 싶은 대로만 산 것 같은 오해를 받는 것도 지겹다.
회사에 속한 사람들 만큼 나도 치열했고, 성실했다.
무엇보다 더 이상 누군가에게 내 삶에 대해 묻는 일이 헛수고같이 느껴진다.
기대려는 마음에는 분명히 대가가 따른다. 그게 돈이든 뭐든.
결국 타인에게 내 삶을 묻고 기대는 것이 헛수고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어딘가의 조직에 속하게 되든 계속 십일월을 꾸려가든
내 의지와 결정으로 나가는 방법밖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기대에 부응하려고 할수록 우린 너무나 바쁘고
사회는 우리가 싫어하는 그 모습 그대로 쌩쌩 잘 돌아갑니다.
- 사생활의 천재들
어쩐지 나는 그 기대에 부응할 마음이 없는 사람인 것 같다.
4/27
핸드폰 바탕화면 사진을 바뀌었다.
4/28
올해도 어김없이 전주영화제
전주 친구들... 진짜 너무 사랑스럽다.
나눴던 대화도 전부 좋았고
먹었던 음식 공기 전부 좋았어 !
마음과 마음으로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
재재가 구워온 대파 스콘.
작은 선물을 생겨오는 다정한 친구 !
4/29
전주영화제 2일차 !
콩나물국밥 먹고 호연씨가 사준 약과 ~
중간에 영범과 인애도 만났다.
아주아주 반가웠어 영범 :)
그리고 맛있는 차과 디저트까지 전부 고마워 ~
강펀치 호연.
오늘부터 내 경호원으로 고용.
호연이 나한테 까불지 말라길래,
힘 센 네가 나를 지켜죠야지 ! 하면서 더 까붐.
그리고.... 선희에게 .... 기적과 같은 메시지를 받게 되는데....
(이래서 좋아하는 걸 떠들고 다니라고 하나봐...)
4/30
예쁘지만 어깨와 허리 아작 날 것 같았던 숙소와 작별 인사.
진짜 진짜 맛있었던 피콜로 파스타 !
포스터 잔치가 열리는 전시장까지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그런데 전날부터 감기 기운이 있어선지 찌뿌두둥하고 힘들어서 15분? 정도 밖에 못 탄 듯.
꽃이 많이 피었다.
꽃 팔지 만들어 줬는데 에프킬러 호연은
팔지를 무성의하게 방치하다 금방 잃어버렸다.
(이 낭만 없는 사람아 !!!)
우린 자전거를 버리고 1시간가량 걷기로 했는데...
너무 힘들다..... (빡친 호연의 표정)
이만보 넘게 걸은 날....
나 봇짐을 ㅋㅋㅋㅋㅋ 꾸역꾸역 다 들어준 멋쟁이 호연.
나중엔 머리에 가방 두르기 권범 씀.
전시장을 왔지만 이미 지쳐버린 우리...!
그늘막에서 서로 번갈아가며 무릎베개를 해줬다.
마지막 영화 보기 전,
모아가 소개해 준 개인적으로 전주에서 가장 좋은 카페 !
책장에 어라운드가 보이길래 한수희 작가님 칼럼부터
슉 ~ 빼와서 읽었지.
문장을 읽자마자 단숨에 마음에 들어왔다.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면 분명 (훅~) 하는 효과음이 들렸을 것이다.
"후회하거나 하지 않아요?"
"안 해. 이만큼 나에게 맞는 직업도 없을 거로 생각해"
"좋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니"
"그렇지 않아. 지금도 헤매는 일이 수두룩해"
다카코에게 인생은 아직도 모호한 것 투성이다. 그런 타카코에게 묵묵하고 담담하게
살아가는 삼촌의 인생은 확고해 보여 부러울 것이다.
그러나 이미 삼촌의 나이에 가까워진 나는 삼촌의 진심을 알 것만 같다.
삼촌은 이일이 이만큼 나에게 맞는 직업도 없다는 생각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것을 체념했을까. 삼촌은 이 나이가 되어도 헤매고 있는 것에 대해 얼마나 큰 자괴감을 느낄까.
- 한수희
갓 수희.... 나조차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그런 마음과 상태를
단 몇 줄의 문장으로 정확하게 정리해 주시다니.
나는 올 초, 필요한 수많은 체념을 했다.
내가 하고 있는 일들만큼 나에게 맞는 직업도 없다는 생각을 하기까지.
---------
영화제 내내 몸이 별로 안 좋기도 했고 몸이 너무너무 피곤해서
호연씨에게 양해를 구하고 차에서 거의 코 골면서 잔 것 같다.
(그런데 휴게소에서 우동 먹을 땐 마법같이 말짱해짐 ㅋㅋㅋㅋ)
○●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좋았던 건 다름 아닌,
정 많은 전주 친구들에게 다정함을 듬뿍듬뿍 받아왔다는 것.
그리고 마법같이 찾아온 한수희 작가님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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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타족님의 댓글
야타족 작성일마포구로 떠나는 세계여행
song님의 댓글의 댓글
song 작성일초심 잃지 말자 ^_^
목쉰사람친구님의 댓글
목쉰사람친구 작성일송미
song님의 댓글의 댓글
song 작성일ㅋㅋㅋㅋㅋㅋㅋ 너의 댓글은 무슨 내용이었을까...?
누굴까융융?님의 댓글
누굴까융융? 작성일사랑하는 송미 당신의 일기 넘 좋다 :-) 따랑해 그리고 지금 이과정도 순간도 넘나 멋져
song님의 댓글의 댓글
song 작성일힘든 시기 나와 함께해준 친구들과 가족들의 은혜 잊지 않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