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021년 12월 1일 ~ 12월 15일
본문
12 / 1
벌써 12월이 됐구나.
새삼 새 일기장을 펼치는 마음이다.
저녁에 망원동에서 약속이 있어
근처 지인 책방에서 작업을 했다.
글도 부지런하게 쓰고, 좋아하는 것에도 부지런한 혜은씨가
아무튼 시리즈 중 아무튼 아이돌 편을 완성해 내셨다.
마침 편집하러 온 안다와 미화 언니와 혜은 님이
'어우 좋다야 ~' 하면서 영상을 보길래 뭔가 봤더니
혜윤 님의 원픽 온앤오프 뮤비를 보고 있었다.
최애픽 효진 (리더라 함) 이 나올 때마다 잔뜩 화가 난 것 같은 리액션을 선보였다.
(덕질에 심취했을 때의 찐반응)
나도 소싯적 버디 아이디 ⑦ ㅖ 상부인™☆ 라 그 마음 잘 RGRG.
(근데 왜 버디 아디마다 꼭 ™ <- 이걸 붙였는지 며느리도 몰라 ~~)
책방에서 콘티를 완성했다.
이번 촬영은 사실 아무것도 걱정이 안되는데...
어제도 말도 못 하게... 진짜 충격적으로 추워서
카메라 감독님이랑 모델들 감기 걸릴까 봐 걱정된다.
에스키모처럼 입고 핫팩도 여러 개 사둬야지.
영준님과 민지 그리고
드디어 드디어 ...! 동규님을 만났다.
나와 카키색 폴로 스웨터 감성까지 닮은 동규님을
꼭 좋은 프로젝트에 모시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심지어 생일도 11월 ...!)
같이 일하는 날까지 각자 무럭무럭 성장하자고 약속하고
명랑하게 작별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송희 인스타 스토리 보다가
스타일링이 귀여워서 캡처한 것.
요즘 예쁜 캡 모자와 스웻셔츠가 입고 싶다.
○●
친구들이 나에게 자신의 연인을 소개해 주고 싶어 해서
하반기에는 오지랖을 부려 친구와 친구의 애인들과 함께 만나는 자리를 종종 가졌다.
상대방이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내 친구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그 사람을 만나고 점점 더 스스로를 믿고 건강한 모습이 되어가는지
혹은 자꾸 자신을 검열하고 불안해 하고 우리에게 계속해서 고민이 털어놓는지.
그런 의미로 영준씨는 정말 좋은 사람인 것 같다.
요즘 민지는 날이 갈수록 더욱더 아름다워져 가니까.
12 / 2
일기장 쓰다가 오류 나서 다시 쓴다.
하...ㅠ...
꿀배 티를 마셨다.
오설록 차 시리즈 중에 가장 내 입맛에 잘 맞는다.
새벽 공기를 맡으며 본 (아직 떠 있는) 달.
'나는 작고 통통해. 그래서 자랑스러워'
푸우 ~~~ ♡
송미야 뼈로 새기자 ... ☆
휴... 드디어 돌아본 고양님 ^^*
엄마 mbti 검사를 해보았다.
오... 거의 120% 맞는 듯.
아빠 것도 해줬는데 별로 맞는 것 같지 않아서
패 - 쓰 !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코트 도착 !
토요일 친구 결혼식에 입고 갈 수 있겠다 (휴 ~)
인터뷰 도와준 친구에게 줄
선물 고르다가 내가 사고 싶어진 lab 옷들....
근데 이제 옷 사지말자.
진짜루 ㅠ...
코트가 올 겨울 마지막 (의류) 쇼핑이다 !!!
친구 선물로 최종적으로 고른 것은 이것 !
사진 속 모델과 같은 간지를 바래본다.
거북이 집사님 인증샷 부탁합니다.
○●
타인에게 인색하지만 받는 것에는 익숙한
사람들이 가진 당연한 마음이나 행동이 참 신기하다.
그리고 소름 돋는 건 그런 사람 곁에는 늘
그 사람을 공주님, 왕자님 대접해 주는
연인이나 친구가 꼭 세트처럼 붙어있다.
부디 두부류 다 나와는 연이 닿지 않길.
비나이다. 비나이다.
12 / 3
산책 후 왠지 아침으로 맛있는 빵을 먹고 싶어서
시내까지 나가 베이커리에서 버터 바게트를 먹으며
느낌의 공동체를 몇 장 읽었다.
아침을 먹고 근처 이마트로 가 속옷과 스타킹을 사고
얼마 전 송희에게 선물 받은 딜을 심기 위해 분갈이용 흙을 샀다.
분갈이용 흙 코너 옆에 수족관이 있었는데
우두커니 서서 물고기들을 멍 때리며 바라보았다.
마음이 너무 평안해졌다. 언젠가 물고기를 키우고 싶다.
키우게 된다면 혼자는 심심하니까 두세 마리 데려와야지.
그 옆엔 햄스터도 있었다.
자신의 운명에 체념한 듯 움직이지 않는 햄스터들 사이에
불안한 듯 계속 왔다 갔다 돌아다니고 쳇바퀴를 도는 햄스터 한 마리가 있었는데
너무너무 불쌍해서 구출해 주고 싶었다. ㅠ....
화분을 심고 햇볕이 가장 잘 드는 곳에 놓아두었다.
제일 잘 맞는 제품.
발색이 가장 자연스럽고
바르면 입술이 촉촉해진다.
토마토와 사과 안주 삼아
청하를 홀짝이며 업무를 시작했다.
엄마가 벌컥 문을 열더니
한 몇 명은 마신 것 같은 얼굴이네? 라고
말했을 때 딱 한잔 마셨던 타이밍. (알쓰 민망 ^^a)
점심으로는 얼마 전 사 놓고 다 사용 못 했던
배추를 활용한 샤부샤부.
(원래... 버터 배추 볶음을 하려고 했지만...)
엄마가 무려 유통기한이 2달이나 지난 우동을
"괜찮아 ~ 안 죽어 ~" 하며 샤부샤부 국물에 퐁당 빠트려 버렸다.
거센 항의를 했지만,
한 젓가락 먹고 나니 또 맛이 괜찮아서
에이 ~ 화장실 몇 번 가지 뭐 하며 걍 먹었다. (꿀맛)
유퀴즈 온 더 블록 보다가
스타일이 너무 멋있어서 찾아본 sm엔터 민희진 이사.
머릿결 부시시 간지.
요즘 다시 숏컷으로 머리 자르고 매일매일
리즈를 갱신하는 두나짱. ㅠㅠ...멋 철철.
이 언니도 내가 남몰래 흠모하는 언니. (사실 동생 ㅎ)
옷을 너무너무 자연스럽게 잘 입는다.
입금되는 거 확인되자마자
이 언니 따라 검정 뿔테 안경 산다 ... !!! ★
생각해 보니 어제는 오후부터 핸드폰과 인터넷을 엄청 했구먼.
어쨋든 어제 깔깔거리면서 봤던 문상훈 브이로그.
정말 귀엽게 억울한 관상.
의외로 (?) 자기 관리도 철저하고, 시집도 많이 읽어서 그런가 감성의 결도 좋고
자신의 찌질함을 적나라하게 말하는 부분이 넘나 매력적.
이상하게 약간 도라이 같고. 찌질한 사람들이 좋다.
수경님 스토리 보다가 캡처.
(끄덕)
예민한 척 도도한 척하지 말자 ! 김송미.
가장 부드러운 것이 가장 강한 거시여 ~~
저녁은 누룽지를 먹었다 !
지난주에는 친구들과 사람들을 우당탕탕 많이 만나서
외식도 폭식도 (?) 많이 해서 집에 있을 때만큼은
최대한 가볍게 먹으려고 한다.
덕분에 몸무게도 다시 돌아왔다.
내일부터는 슬슬 달리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어쩐지 산책은 달리기보다 덜 재미있다.
○●
잔머리 굴리거나 손해 보지 않으려고 애쓰지 말고
결국 정직하고 바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최선임을 늘 잊지 말기.
타인의 말보다 내 마음에 가장 귀 기울여야 한다는
단순한 사실 잊지 말기.
너무 움츠려 들지도 그렇다고
너무 우쭐하지도 말기 !
12 / 4
한국 시티 팝의 창시자.
작년에 영감받고 친구들이랑 뮤직비디오도 찍고
편곡도 하고 그랬는데 (물론 실패했지만 ㅎㅎ)
다시 듣고 싶어졌다.
겨울 칼바람에 달리기는 하는 방법.
점퍼 안에 경량 패딩 입기 !
운동을 다 마치고 돌아오니
귀여운 까치들이 고양이 펜션 밥을 먹고 있었다.
아침은 채소와 단백질 위주로.
선정이에게 얼마 전 선물 받은 콜라겐 알약 효과가 꽤 좋은 것 같다.
페이셜 오일을 발라도 해결되지 않던 피부 속 건조가
말끔하게 해결되고 살결이 금방 보들보들해졌다.
나의 전 동업자 쏼라님 결혼식.
으억 ㅠㅠ.. 뭔가 가족 장가보내는 기분...
잘살어 쏼라 !!!
안다의 필름 카메라는 어김 없이 찰칵 찰칵 !
신랑 등장할 때도 역시나 씩씩하게 등장 !
멋들어지게 축가도 부른 쏼라군 !
쏼라랑 나랑 아는 인맥이 너무 많이 겹치다 보니
진짜 반가운 얼굴 많이 많이 만나서 좋았다.
그런데 반가운 얼굴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보고
이 사람 저 사람 동시에 말을 걸어오니 약간 식은땀 나면서 공황 올 뻔 ^^
안다가 퍼 온 것 (레이아웃)
노지가 퍼 온 것 (건강, 깔끔)
송미가 퍼 온 것 (초딩 생일잔치)
아... 나는 뷔페에서 먹는
야채김밥이랑 딱딱한 탕수육이 왤케 맛있지 !!!!
(뷔페 데려가면 돈 아까울 사람)
헤헤. 머리랑 옷 잘 어울린다는 소리 많이 들어서
사진도 많이 남겼다 !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화장 깨끗하게 지웠다.
내일 하동 출발하기 전에 촬영 준비물을 사러 이마트에 갔다.
가는 도중 발견한 털실로 만든 귀오운 눈사람.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가는구나 !
○●
늘 자연스럽고 평온해야 한다는 생각도 일종의 강박일까?
부자연스러울 때도 있고 불안할 때도 있는 거지 뭐 ~
갠자네 ~ 갠자네 ~
12 / 5
하동으로 출발 !
좀 있으면 막걸리 다큐멘터리에 들어가야 해서
기차 안에서 자료 조사를 했다.
저번 하동 답사 때 먹었던 식당이 너무 맛있어서
도착하자마자 점심 먹으러 또 왔다.
식당에서 팔았던 감 말랭이.
여기에서 파는 홍시 배달시켜볼까 고민 중.
이날의 가장 큰 이슈는 버전1 영상 메인 로케로 점 찍었던 오두막이
날씨의 영향으로 지붕이 무너져 마치 살인의 추억 분위기로 바뀌어 버렸다는 것.
다행히 서둘러 출발해 준 스탭들 덕분에 로케이션 답사를 다시 할 수 있었다.
결국 가장 마지막에 가본 (하동 공무원분들께도 사정사정해서)
대나무 숲과 섬진강의 풍경이 최종 픽스되었다.
로케이션의 장소를 확인하고 안도를 하니
모델 규희 씨가 "감독님 하늘 봐요" 하는 소리에 고개를 올려보니
쨍쨍했던 하늘이 검게 변해 있었고 별이 떠 있었다.
영상일은 모든 게 변수다. 변수 앞에서 멘탈이 흔들릴 시간도 없다.
바로 현실을 인정하고 더 나은 대안을 찾아낸 후 다음 액션을 해야만 한다.
낙담하는 그 순간에도 시간은 간다.
○●
내가 얼마나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강한 사람인지 다시 한번 느꼈다.
남들이 머릿속이나 마음속에만 간직하고 있는 말을
직접 내 뱉는 경향이 정말 강하다.
당장 칭찬해야 하는 일은 당장 칭찬해야 하고
동시에 당장 불쾌한 일도 상대방이 민망해질 정도로
전혀 빙 돌아가지 않고 정확하게 말한다.
좋은 분위기를 위해 적당히 웃어주는 것이 습관이 되다 보면
당장의 상황은 피할 수 있어도 상대방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계속에서 나에게 무례한 행동을 반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상대방이 나에게 무례함을 끼치지 않을 기회를 주기 위해서
동시에 계속 내 마음을 소외시키고 싶지 않아서
다음번에 만나면 더 잘 지내고 싶어서 솔직하게 말한다.
무례함을 저지르지 않는 무결함이 중요한 포인트가 전혀 아니다.
(그런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다.)
커뮤니케이션 조율의 과정에서 상대방이 나에게 끼치는 피해를 말했을 때
당사자가 자존심 부리지 않고 그 사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라면
나는 그 사람을 오히려 더 신뢰하고 애정 할 수 있다.
물론, 반대의 상황도 마찬가지.
자신의 마음을 소외시키면서 나에게 '맞추는' 상황도 전혀 달갑지 않다.
내가 모르는 무지함이 있자면
몇 번이고 타인을 통해 배우고 싶다.
12 / 6
날씨, 로케이션, 의상, 컨셉
열심히 pd 역할을 해주셨던 명호씨
모델일 뿐만 아니라 나의 손발이 되어 주셨던 센스만점 규희씨
바쁜 와중에 흔쾌히 합류해 주시고 멀리서부터 와주신 가람님
훌륭한 촬영 감독님 덕분에 수월하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비록 하루 촬영이었지만 민국 감독님과 함께 일해 본 경험이 나에게
직, 간접적으로 좋은 배움이 되었다.
불안함 때문에 자꾸만 남발하게 되는 눈을 속이는 장면과
정성스럽게 구도를 잡아 자꾸만 바라보게 만드는 장면의 차이가 무엇인지 가장 많이 깨달았다.
감독님은 렌즈를 뭘 쓸까요 필터를 뭘 쓸까요? 이런 말 보다
해의 방향, 빛의 색, 구도에 대한 이야기를 훨씬 더 많이 해주셨다.
(이번 촬영에서 드디어 드론과 짐벌 촬영에서 해방되었다 ㅎㅎ)
내가 잘못된 구도를 부탁드리면 그게 왜 잘못되었는지
근거 있는 설명을 덧붙여 주시며 그 중간지점을 잘 조율해 주셨다.
이번 촬영을 마치고 제작비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제대로 된 보상과 환경을 갖춘 상태에서 다시 한번 감독님을 모셔오고 싶다.
센스있는 규희씨도 다음번엔 정식적인 미술 감독으로서 모셔오고 싶다.
그런 욕심이 들게 한 촬영이었다.
○●
중간에 들린 휴게소에 비치 된 유머 섹션.
"교훈과 감동을 주는 배꼽 유머" 라는 제목의 책이 좀 끌렸다.
(근데 보통 재미있는 건 교훈과 감동이 없지 않나? ^^a (아닌가?))
12 / 7
집으로 돌아왔다.
아침을 먹고 너무 피곤해서 12시까지 낮잠을 늘어지게 자고 (낮잠을 자서 밤에 몇 번이고 깼다. ㅠ)
일어나서 편집 자료를 만들고, 사당으로 가서 편집 감독님을 만난 후 파일을 전달드렸다.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대체 서울엔 언제 있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집에 돌아와 오랜만에 달리기를 했다.
○●
어제는 촬영 이후 몸에 남아있던 달뜬 마음과 활기 때문에
신나면서 동시에 너무나 괴로웠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흥분 상태의 마음을 어떻게든 평평하게 만들려고 부단히 애쓴다.
촬영장에서 폭발하는 에너지는 일상의 톤과 맞지 않는다.
계속해서 벅차오르고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사람은 오래 버티지 못하니까.
촬영이 끝나고 나면,
이상하게 외로운 감정들이 너무 많이 밀려온다.
그렇게 기운차고 씩씩했던 사람은 온데간데없고
너무나 평범하고 나약한 사람이 거기에 남아있다.
12 / 8
귀여운 모아와
오래전부터 전주에 가겠다고 약속했었다.
전주에 도착하자마자 모아를 따라
소우주라는 제로 웨이스트 샵에 갔다.
마침 내가 간 날이 오픈 일이었다고.
모아가 사장님께 드릴 오픈 선물로 기념 케이크와
직접 만든 플랜 카드를 가져왔다. (귀여운 자슥 ㅠ)
제로 웨이스트 숙소를 운영하고 있는 야무진 모아는
플라스틱 용기 3개를 가져와 그 안에 각종 세척 가루를 담아 갔다.
"이렇게 담아 가면 제가 평생 쓰는 세제 용기는 이것뿐이에요!"
라며 씩씩하게 말하던 모아.
더 많은 사람들이 모아 같은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자연에게 덜 민폐를 끼치는 방법으로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모아와 전주 사람들 ♡
(세척 비누는 정말 잘 쓰겠습니다 !)
점심 식사를 하러 비건 식당 풀에 갔다.
여기도 설레는 크리스마스 분위기 ! :)
원래는 텐동집이었다가 얼마 전 상호도 바꾸시고
전 메뉴를 비건으로 바꾸셨다고 했다.
볶음 우동과 크림 파스타 야채 튀김 그리고 논 알콜 맥주를 시켜서 먹었는데
'비건 치고 맛있다'가 아니라 그냥 입안에 넣자마자 !
"우아 이거 진짜 진짜 맛있다!"하는 탄성이 나오는 맛이었다.
모아가 말하길 전주에는 환경을 실천하는 상점들이 무려 70개가 넘는다고 한다.
(제로 웨이스트,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메뉴를 따로 두는 음식점, 카페 등등..)
그리고 그 많은 사람들을 모아서 커뮤니티를 만들고, 지도를 만드는 일을
실천력 좋고 씩씩한 모아가 척척해내고 있다. 그저 좋다는 이유로
(너무 멋있어 ㅠ)
전주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 평화와 평화.
친구가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데 마침 휴무..... ^^ 라 머리카락도 못 봄.
음료와 휘낭시에를 먹으며 모아와 경영에 관한 이야기도 하고 (우리 둘 다 초미의 관심사)
연애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평화와 평화는 3번째 방문하는데
방문할 때마다 같이 온 사람이 달랐고
공간의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져 있다.
늘 힙하고 세련된 에너지가 뿜여져서 심지어 이 공간에 있는
젊은 손님들도 최선을 다해 멋부린 사람들뿐이어서 (난 너무 세련된 것이 가끔 힘들다.)
왠지 몸이 뻣뻣해지고 내 존재가 완전무결한 검은색 천에 묻은 작은 얼룩처럼 느껴졌었는데
같이 온 사람이 자연스럽고 수더분한 사람이라 그런가
식물 공간이 새로 생겨 생명력이 더해져서 그런가 공간이 처음으로 편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역시나 나는 합정 커피 발전소 같은 어느 연령 때나 어떤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나
자연스럽고 수더분하게 어우러질 수 있는 생활감이 시간 속에 켜켜이 쌓은 공간을 더 선호한다.
(그런데... 얼마 전에 그 공간이 없어졌다는 소식을 갑자기 듣게 되었고 너무너무 아쉬웠다.)
갑자기 떠오른 책 속의 문장.
그 물건들은 장식용 소품이 아니라 모두 카페에서 직접 사용하는 것들이다.
이 카페의 주인들은 특정한 분위기를 만든 후 그 안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일하고 살아가는 방식이 이 카페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었다.
바로 그런 이유로 나는 이 카페가 마음에 쏙 들었다.
결국 나는 츠마베 카페 같은 장소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소박하고 꾸밈없는 장소를. 으스대지 않는 장소를.
들어설 때마다 "실례합니다" 라고 말하지 않아도 좋을 장소를.
- 아주 어른스러운 산책 中
친구네 집으로 갔다.
직접 공사와 인테리어까지 끝낸 새램들.
너무 예뻤던 주방.
이것 좀 보라며 의기양양하게 보여줬던
네덜란드 여행의 흔적이 남겨져 있는 벽에 붙은 야그림.
이름 없는 술집 메뉴판에 적혀 있던 글귀. ㅎㅎㅎ
(상호명 간지)
모아가 전주에 있는 영상인들을 모두 모았다 ㅎㅎㅎ (대장이여 대장)
다들 너무나 씩씩하고 똑똑하고 웃긴 사람들이라
이 시간이 무척이나 즐거웠다.
다들 지브리 만화에 나오는 등장인물들 마냥
하하하 하며 씩씩하고 호쾌하게 웃을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 다들 왤케 귀엽냐 진짜. )
이름 없는 술집은 서비스가 후하다.
맥주를 시키면 무려 라면이 나온다.
이게 어떤 라면일까 알아맞추기를 하다가
내가 뭔가 진라면 아니면 삼양라면 같다고 했는데
사장님이 스프는 진라면이고 면은 삼양라면이라고 하셔서 소름.
(나 이 정도면 라몰리에...? 인정?-_-v)
헤헤. 역시나 이런 공간이 좋다니깐 !
커다란 안주와 서비스 과자도 몇 통씩 비우고
맥주도 콸콸콸 마신 후 안녕 ~! 하며 작별 인사를 했다.
다들 잘 먹고 잘 웃어서 참 좋다.
밤에 자다가 발견한 두나짱의 인스타 스토리 ㅠㅠ....
요즘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두나배.
두나배 따라서 똑같이 숏컷으로 머리 자르고 싶은 지경.
○●
결이 맞는 친구와 함께 동행하면 얼마나 내 세상이
(원하는 방향대로) 넓어질 수 있는지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에 사랑을 실천하는 친구들에게
너무나 많은 자극과 영감을 받았다.
입만 동동 뜬 나는,
뭘 실천할 수 있을까나?
12 / 9
모두가 아직 잠들어 있는 이른 아침.
거실에 나와 일기를 썼다.
책상 위에는 어제 민지님 소연님이 선물로 가져온
아기 얼굴만한 홍시가 책상에 올려져 있었다.
서둘러 준비를 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 청년몰로 갔다.
백수의 찬에 웨이팅을 걸고 근처 책방에서 책들을 구경했다.
모아가 사장님들 주려고 가져온 홍시.
여기에도 하나.
모아가 친구들과 함께 활동하는
불모지장 종이팩 수거함.
불모지장 활동은 쓰레기를 거의 만들지 않고
불편한 모험을 통해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모임이다.
전주에 있는 7개의 책방이 연대해서 만든 책.
몇 년 전에는 책방 사장님들이 다 같이 모여 런던 책방 투어 여행도 다녀오셨다고 한다.
서로를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고 함께 협력하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정신을 메거진 b 포틀랜트 로스터리 샵 편에서도 본 것 같다.
나도 영상하는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도울 게 있으면 흔쾌히 도와줄 수 있는 성숙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슬아씨의 창작과 농담을 샀다.
모아가 백수의 찬에도 홍시 하나를 드렸고,
사장님께서는 큼지막한 게살 고로케를 서비스로 주셨다.
밥을 먹고 잠깐 산책을 했다.
모아가 좋아하는 살림 책방에 놀러 갔다.
(이곳도 연대하는 책방 중 하나)
사장님의 취향이 돋보였던 공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색 있는 그림, 그림책, 예술가들에 대한 책, 식물, 나무 인테리어) 잔뜩 있었다.
아주 말끔하고 단정한 형태로.
나를 이곳저곳 데러러 다녀주는 고마운 모아.
여기에서는 새 마음으로를 샀다. (책 그만사라 김송미)
낯선 동네를 걷는 건 언제나 즐겁다.
돌아다니는 가게마다 나눠 먹으려고
차 안에는 홍시가 가득했다.
비건 버거와 샌드위치를 이크 아웃 하기 위해
더 비거닝이라는 비건 베이커리에 들렀다.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커다란 락앤락 통에 샌드위치를 담아주셨고
통은 다음에 반납하기로 약속했다.
인스타그램에 익숙하지 않은 사장님께
사용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기특한 모아.
아주아주 오랜만에 낯설게하기라는 방법으로 누군가를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아는 아주 다양한 모습이 있는 친구다.
관찰하는 재미가 있다.
남들 요리하는데 거실에 이불 깔고 누워있다가
갑자기 신나서 덩실덩실 춤을 추고
갑자기 그림을 그린다.
요리를 척척해내는 두메와 바지런한 조수 성현씨.
친구들에게 편안한 하루와
근사한 저녁 식사를 선물 받았다.
○●
내 안에 바가지 긁는 현실적인 송미가
맨날 오지랖 피우고 사람도 잘 믿어서 밖에서 무릎이 깨져오는 송미에게
"또 ! 또 그랬지! 조심하라구 !!!" 닦달하며 잔소리를 하면 한쪽의 송미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딱 이번까지만 이라구요. 딱 이번 까지만."
그러면 현실적인 송미는 속 터진다는 표정을 하며 말하겠지.
"다음에는 진짜 안 봐줘? 진짜 이번만이야?"
하지만, 오지랖 송미는 안다.
현실 송미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오지랖 송미를 봐줄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오지랖 송미가 늘 일을 벌이면 현실 송미가 늘 어떻게든 수습해 줄 것임을.
데밋.
12 / 10
아침에 두메가 맹글어준 맹로 라씨와
성현씨가 내려준 모닝 커피를 마셨다 ~
이거 맛있네.
주문해야지.
내가 너무 맛있어하니까
병에 라씨 싸줬당
아침에 창작과 농담을 읽었다.
김초희 감독님, 강말금 배우님 부분 진짜 깔깔거리면서 읽었음.
남은 순두부찌개를 용기에 담아 가는 친구들.
식당 아주머니들이 젊은 사람들이 야무지다며 칭찬했다.
모악산의 아침 3번째 방문 !
장작패기 넘 어렵다.
다락방에 올라가서 오래된 편지와 엽서들을 구경했다.
lp바 소리에 가서 각자 업무를 했다.
나는 쌍화탕을 먹었다.
○●
저녁에 갑자기 수습해야 하는 일이 생겼는데,
신기하게 그때부터 식욕이 싹 사라져서 콩나물 국밥을 3 숟갈 밖에 먹지 못했다.
예민함이 돋으면 식욕부터 사라지는 매직.
과천 집에 도착해서 케리어 풀고 컴퓨터를 켜고 그 다음날 오후 3시까지
두메가 싸준 망고라씨만 마시면서 초 집중 모드로 급한 일을 끝냈다.
전주에서 너무 신나게 놀았기 때문에 스트레스 지수가 0이라
거의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여도 정신만은 멀쩡하다.
역시 이래서 사람은 쉬고 노는 게 중요하구나.
으악. 사실 지금 머리가 깨질 것 같다.
내일 좋은 컨디션을 위해 오늘은 여기까지 !
12 / 11
이른 아침부터 오후 3시까지
두메가 준 라씨만 마시면서 계속 편집을 했다.
편집의 흔적.
오랜만에 편집을 하니 재미있었고 동시에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새삼 나와 함께해 주는 작업자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면서
그들 덕분에 루틴도 챙기면서 살 수 있었구나 생각했다.
저녁에 노지와 대공원에서 저녁 산책을 했다.
산책을 끝내고 편의점에 가서 캔맥도 마셨다. ㅎㅎ
노지가 꺄 ~ 행복한 세트다 하길래 나도 같이 찍어줘 ~ 요청했다 히히.
○●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 사랑을 줄 수 있다고 하던데,
매일매일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너무나 큰 사랑을 듬뿍 듬뿍 받고 있다.
내 친구들은 확실히 사랑과 행복에 큰 재능이 있는 사람들인 것 같다.
목포, 서울, 영암, 경기, 전주, 멕시코, 부산, 스페인에 흩어져 있는
나의 사랑하는 친구들.
가끔 주변에 사람이 너무 많아 보인다며
그 일상엔 내가 없는 것 같다며 투정도 많이 듣지만 ㅎㅎㅎ
우리 서로가 가는 실처럼 모두모두 이어져 있다는 거 잊지 말기 :)
다들 너무 고마워. 이렇게 귀하고 큰마음들 어떻게 갚지?
음... 너네들에게 받은 걸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듬뿍듬뿍 주면서 살아갈게! 사랑해.
12 / 12
립밤에 그려진
꽃 그림이 너무 귀엽다.
어제 설거지를 하다가 ....
최애컵 안에 작은 찻잔이 끼어버렸다.
두석에게 sos를 청했고 맥가이버마냥 이런 거 식은 죽 먹기지 ~ 하며
컵을 뜨거운 물에 담갔다가 냉동실에 얼렸는데 진짜로 빠져버렸네 ~
두석 칭찬해 줘야지. (또 얼마나 좋아할까 ㅎㅎ)
내 물건 중엔 참 초록색이 많구나.
잠옷도 초록, 수면 양말은 빨강.
목도리도 이불커버도 장갑도 다 초록.
과연 화이트 규희가 붙여준 송미그린이 맞다.
고추장 된장 잘 담글 것 같은
단정한 머리를 하고 외출을 했다.
정말 보고 싶었던 정가영 감독의 연애 빠진 로맨스.
진짜 재미있었다.
캐스팅이 진짜 신의 한 수. 둘 다 연기를 너무 잘한다.
그리고 손석구라는 배우가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손석구가 웃고 있을 때 나도 모르게 씨익... 웃고 있더이다.
그리고 독립 영화판에 여자 홍상수라 불리던 정가영 감독님.
그녀의 첫 상업 영화를 보고 느꼈다. 그녀는 결코 여자 홍상수가 아니다.
시시한 결론이지만 그녀도 결국 원하는 것이 사랑이었다. 진심이었다.
노츠라는 곳을 갔다.
입구부터 스노우 볼 책이 전시되어 있는데 너무너무 귀여웠다.
공간에 들어설 때부터 코로 확 들어오는 향기가 너무 좋았다.
메뉴도 신선했고 술도 맛있었다 !
점원 분들이 메뉴에 대해 이것저것 정성스럽게 말씀해 주셨는데
이 공간을 얼마나 공들여서 만들었는지 잘 알 수 있었다.
서비스의 온도도 정말 좋았다.
광주에 도시라는 바가 생각났다.
도시도 노츠처럼 블랙톤, 좋은 노래, 향기가 있던 공간이었는데
이런 공간에서는 왠지 명상하는 고요한 마음이 된다.
말수가 약간은 줄어들고
침착하게 공기를 음미하게 된다.
그런데 ㅎㅎㅎ 알쓰 김송미 독한 술을 너무 마신건가 ㅎㅎㅎ
나의 몽롱한 상태를 대변해 주는 사진 ㅎㅎㅎ
어후 어지러워.
○●
세상을 대하는 방식과 태도가 비슷한 친구를 만났다.
친해지고 싶어서 먼저 용기를 내어 똑똑똑 노크를 하기 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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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식욕이 없어서 간단하게 먹었다.
(이러다 식욕의 시기가 또 돌아옴)
내년 초부터 들어갈 막걸리 다큐멘터리 기획서를 작성했다.
막걸리 회사 대표님께서 막걸리가 익어가는 발효 과정을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풀고 싶다고 하셔서 숙성과 발효의 개념적 정리를 해보았는데,
* 숙성 :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서 식품의 성분이 좀 더 자연적으로
그리고 좀 더 수동적으로 변화하는 개념
* 발효 : 미생물에 의해서 좀 더 능동적으로 일어나는 큰 반응
문득 물이 술이 되게 하는 발효의 과정을
인생을 숙성시키는 정성과 시간의 의미로 풀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발효가 나 스스로를 매일 단련시키는 과정이라면
숙성은 조급해하지 않고 나만의 때를 기다리는 것과 같지 않을까?
나 스스로가 익어가는 과정을 떠올리며 방향을 정했다.
발효는 단숨에 되지 않습니다.
맛을 내는 적절한 때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손석구가 더 좋아졌는데,
내 사랑 두나배와 함께 찍은 사진이
찐따같은 힙스터 커플 마냥 매력이 넘친다.
둘이 멜로 하나 찍어줬으면...
작년에도 해봤던 2021년 연말정산 노트 구매 완료 !
매년 할 생각이다.
저녁에 한 번 더 산책을 나갔다.
목포에서 본 유기견 전시를 대공원에서 마주치다니.
이게 무슨 인연이람.
나무 조각 하나하나에 깃든 영혼들.
선정이가 벌써 2년 전 일이 되어버린
무주 프로젝트 영상 가편집을 공유해 줬다.
생각해 보니 선정이 와도 벌써 함께 일한 인연이 참 길구나.
나에게 맨날 건강 보조식품 사주는 민선정.
지금도 니가 사준 콜라겐 알약 먹고 있다.
선정이가 정말 큰 감독이 되어서
나 장항준 팔자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
과거에 겪었던 상황에 또다시 직면했을 때야말로
과거보다 얼마나 더 성장했는지 알 수 있다.
이세연 여사와 차 한 잔을 하며 대화를 했는데 갑자기 칭찬을 해줬다.
"너 되게 현명하다? "
기분이 좋아서 멋있는 척하며 명대사를 날렸다.
"엄마 ~ 인생은 터프한 거야 (҂⌣̀_⌣́)"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그리 평화롭고 잔잔한 느낌의 하루는 아니었다.
오히려 달뜬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미세한 불안함이 계속해서 따라다녔다.
12 / 14
새벽 달리기도 하고, 산책도 했다.
돌아오는 길에 고양이 세수를 하며 단장하는 고양이가 너무 귀여워서
몰래 카메라를 들었는데 역시나... 나를 의식하고 행동을 멈추더니 노려본다.
그래그래 알았어 알았어 미안해. 하고 카메라를 내려놓으니
그제서야 마음 편하게 고양이 세수를 하는 고양이.
왜 아름다운 것들은 주목받고 싶어 하지 않는 걸까?
아니면 주목받지 않으려 하는 것을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걸까?
올해 프로젝트가 거의 다 마무리가 되어가서
반복되는 루틴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어서 다행이다.
사실 혼자가 되는 시간을 벼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오늘 아침엔 유채 꿀 티.
얼마 전에 심은 딜에 물을 주고
햇볕이 가장 잘 드는 곳에 화분을 놓았다.
아침에 읽었던 밑미 뉴스레터에 적혀 있던 좋은 글.
그동안 선물 받았거나, 빌렸거나, 여행 가면서 샀던
다 읽지 못한 책들을 끌어모아 보았다.
우하... 이렇게 많은 책들을 아직 읽지도 못하고
또다시 새로운 책을 사고 싶어 했던 거구나.
최근 들어 6만원도 넘는 배두나 책이 너무 사고 싶었는데,
쌓인 책들을 보니 이 책을 다 읽고 그 이후에 새롭게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니 최근에 참 많은 곳들을 다니고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네.
'많은' 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
어제 완독했던 창작과 농담 중 나의 마음을
가장 잘 대변해 주는 문구를 만났다.
세상에 흥미를 유도하는 새로운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밖으로 눈을 돌리기 보다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다정하게 가꿔주고 소중하게 다뤄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늘 행복은 이곳이 아니라 저세상 밖에 있다며
떠도는 삶은 어떤지 더 누추하고 가난해 보인다.
며칠 간의 경험과 시간들을
찬찬히 음미하고 소화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벽장 속에 발견된 필름 카메라.
닷페이스 구독했을 때 받았던 굿즈였는데
벽장에만 넣어 놓지 말고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면서
소중한 순간을 발견하면 촬영해야지.
크리스마스 카드를 쓰기 위해 올해 고마웠고, 소중했던 사람들 리스트를 쭉 적어보았다.
펼쳐보면 산타나 루돌프가 띠용 ~ 나오는 입체 크리스마스 카드를 골랐다.
직접 우편으로 보내면 예전 기억도 새록새록 나고 좋을 것 같다.
운동할 때 쓰던 모자가 너무 너덜너덜해져서 새로운 것을 구입했다.
왜 이런 느낌의 옷들을 보면 발걸음이 멈춰질까.
개화기에 태어났어야 했나.
논픽션 향수가 다 떨어져서
얼마 전 샘플로 받아쓰고 반했던
리브르 오드로 바꿔보았다.
저번에 쓰던 향보다 더 여성스럽고
자유로운 향인 것 같다.
국물에 참치 액을 넣어보니 감칠맛이 났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 수제비.
(내가 만든 거지만) 팔아도 될 정도로 맛있었다.
수제비를 먹은 후
헬스장에 가서 웨이트를 간단하게 끝내고
창작과 농담을 완독했다.
아영이가 크리스마스 계획표를 만들어서 카톡 방에 공유했다.
목포 친구들이 노는 것에 놀랍도록 부지런하고 구체적일 때 늘 감탄한다 ㅎㅎㅎㅎ
나는 리코더 연주를 하기로 했고 곡은
무족건 할아버지의 11개월 !!
주호민씨가 연주한 걸 보고 반해버렸고 난이도는 너무 높지만
작년 루돌프 사슴코보다는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현기증 날 때까지 리코더 연습만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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