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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Journey of daily life

2022 2022년 2월 1일 ~ 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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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작업실 의자에 앉아있기도 왜 이렇게 버거운지.

몸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다.


오늘은 눕지 말고 침대에 앉아서라도 무언갈하자 ! 다짐했다.

급하게 말고 조금씩 활동량 늘려가기를 하고 있다. 


오랜만에 6.6k를 달리고 2.2k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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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형부가 와서 다같이 세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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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저녁을 먹으며. 아빠의 터키 여행 영웅담(?)도 들었다 ㅎㅎㅎ

아빠 기분 좋으라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기분 좋은 칭찬을 했다.

아빠 입이 귀에 걸렸다. 그런 거 보면 아빠도 참 아이 같어. 


학창시절 게임을 지나치게 많이 하던 언니와 게임 회사를 다니는 형부.

교실 맨 뒷자리에서 교과서나 공책에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를 잔뜩 그려 놓는 만화파 학생이었던 둘.


어쩜 저렇게 잘 맞는 둘이 결혼을 했을까.



02 /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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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외출.


노지랑 나눠 먹으려고 다용도실에 줄 맞춰진 천혜양 하나를 가방 속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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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시간보다 약간은 더 일찍 만나 

안국역 어니언에서 기분 좋은 오전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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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미님의 채식 식당 벙개(?) 로 

지원님, 보미님, 노지,나 이렇게 4명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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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미님이 추천해 주신 밥집 :) 

아침에 너무 많이 먹고 나와서 밥을 좀 남겼는데 너무 아깝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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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미님도 약속이 있어 먼저 가시고, 지원님도 내일 첫 출근이 있으니 먼저 가시고

삼청동에 노지와 둘이 최종까지 남아 길목을 산책하기도 하고 

아주 맛있게 비빔냉면과 만두를 먹고 라씨님이 추천해 주신 곳에 들어가 차도 마셨다. 


여전히 활기를 지니고 있는 50대의 여성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



최근 2주간 이런저런 이슈들이 많았다. 

계속 힘을 내려고 해도, 결국 무기력하게 만들고야 마는 일들. 


강아지를 신고했던 날에 한풀 꺾이고, 백신 맞고 2차로 컨디션이 꺾이고

그다음은 어도비 프로그램이 안 열려서 씨름하고 다음날은 홈페이지가 안 열리고

오래전에 예약을 걸어두었던 스케줄이 예고도 없이 불발되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제자리에 되돌려 놓느라 너무 많은 마음을 썼다. 


그 사이 내 일상은 조금씩 변형되고, 무너지기 시작했지만,

나는 이것들을 불운으로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너 임마, 쉬어야 해. 큰 문제 돌아가게 하려고 그러는 거야." 


신이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거라고 해석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는 것이야말로 지혜이니까.


무너져 있는 시간들 속에서 

당연하게 해오던 것들의 당연하지 않음을 상기했다.  


아침마다 전날의 일상을 홈페이지에 정리하는 당연하지 않음.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육체의 당연하지 않음.

컴퓨터와 프로그램이 제대로 돌아가는 당연하지 않음. 

늘 내가 걷는 거리가 안전할 거라는 당연하지 않음.


무너진 블록을 하나하나 다시 쌓아 올리기로 했다. 

억지로 하는 일은 오래 지속할 수 없으니 이왕이면 정성과 사랑을 담아. 


사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몸이 안 좋아서 

이전에 했던 일들을 평소의 속도대로 해내고 있지 못하다.


그래도 천천히, 부드럽게 나의 의사를 물어봐 주고 

내가 낼 수 있는 여유만큼 움직이고 있다.

지금만 할 수 있는 일들을 조금씩 해내고 있다. 


"이제 다음 단계로 나가도 될까?"

"아니, 허리가 너무 아퍼"

"그래, 좀 더 쉬자"


"잘 잤니?"

"컨디션은 여전하지만 이렇게 하루를 보내긴 싫은 걸~"

"살짝 몸을 일으켜 볼까?"



02 / 03



어제는 그동안 꼬였던 매듭을 하나씩 풀어가는 날이었다. 

하나씩 하나씩. 원위치.


명절 전, 수선집에 맡겨둔 옷을 찾으러 가기 위해

오전 업무를 간단하게 끝내고 산책 겸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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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그렇게 갔냐고 많이 물어봤던 새로 생긴 gs 마트와 스카이라운지에도 가보고

도서관도 들러서 고미숙 선생님 책도 빌렸다. 

매일 A코스로 걸었다면, 전혀 다른 길로도 걸어보았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아주 조금씩 풍경들에

새 생명력이 다시 돋아나는 것을 느꼈다. 


수선된 레깅스는 아주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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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가 몇 달 전 우리 집에 놀러 왔을 때 브이로그를 찍어갔는데

그게 어제 완성이 되어 유투브에 업로드되었는데 굉장히 행복한 기분으로 시청했다.


그 안에 나오는 내 목소리와 말투가 이전처럼 거슬리거나 싫지 않아서

다시 한번 나이 듦에 장점을 떠올렸다.

어제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더 근사해졌다기 보다 

어제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훨씬 더 편한 사이가 된 것은 분명하다. 


갑자기 글을 쓰니까

민지, 슬기, 송희에게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 

이 친구들이 없었다면 내 세상은 조금 더 편협하고 외로웠겠지? 


다들 참 고마워. 

아프지 말고 다들 건강하자. 



○●



오늘 아침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같은 환경, 일상의 반복을 '반복'이라고 느끼지 않으려면 내가 매일 새롭게 태어날 수밖엔 없겠다고.

그런 결심으로 오늘은 수고스럽게 커피를 내려 마셨다. 


아, 좋다. 한잔 더 마셔야겠다. 



02 / 04 



조금 더 날 것 그대로의 일상을 기록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아침.

이 기록이 미래의 나에게 나침판이 되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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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명상을 하고, 기도를 하고

꽤 많았던 투 두 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갔다. 


작년에 해당하는 세금 신고 관련 문서 작성도 모두 완료.

비메오 유료 계정을 탈퇴하고 유투브로 옮기는 것도 완료. 


오전에 어느 정도 일을 끝내고 대공원 4.4k를 달리고 2.2k를 걸었다.

달리기를 하니 기분이 좋아지면서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과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치즈 맛 과자 2봉지를 사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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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운동을 할 때는 좋은데,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런가?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운동을 하고 나면 몸이 조금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아. 

약간의 몸살기가 생기고 미열이 따라오는 느낌. 


단전부터 힘을 끌어모아 겨우겨우 사워를 하고 쇼파에 기절하듯 누웠다.

그리고 생전 보지 않을 것 같던 영화 한 편을 켰다. 


<좋지 아니한가>


예상 밖에 아주 재미있고, 좋은 영화였다. 

멜로디는 기쁜데 가사는 슬픈 노래를 듣는 기분이었다고 할까나?


기쁜 멜로디에 슬픈 가사, 슬픈 멜로디에 기쁜 가사의 노래가 좋은 이유를 알 것 같다.

슬픔이 기쁜 멜로기에 기대어, 기쁨이 슬픈 멜로디에 기대어 서로를 보완해 주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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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도 여전히 무기력한 몸과 기분이었는데, 

한수희 작가님 브런치를 보고 벌떡 일어나 가방을 싸고 집 앞 카페로 갔다. 


특별하고 반짝이는 사람이 되는 것은 고사하고 

매일 같은 시간에 문을 열고, 비슷한 청결 상태를 유지하는

성실한 카페 주인이 되고 싶은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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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오길 잘했다. 

끝내야 하는 과업을 미루지 않고 마무리했다. 

고미숙 선생님 책도 몇 장 읽었고 

마침 일주일 전, 망우상림에 맡긴 필름도 현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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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맘에 드는 사진은 위에 두 장 !


너무 어두운 필름이라 거의 절반은 버려야 했지만,..

조만간 자동 필카와 밝은 필름을 구매해서 주변의 풍경과 사람들을 예쁘게 담아보고 싶다.



○●



요즘 sns를 건강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사람을 직접 대면하지 못하는 외로움, 건강한 소통에 대한 부재

다른 사람의 경험으로 내 경험을 채우려는 욕구가 뒤엉켜 인스타그램을 켜는 것 같다.  

서서히, 단호하게 줄여가야겠다. 


자극적인 걸 보면, 몸과 마음이 자극으로 뒤 범벅이 되는데,

그 자극의 충동을 더 큰 자극으로 채우려는 마음이 초조함과 불안함을 만드는 것 같다.


자극과 충동도 가만히 두면 잠잠해진다.

잔잔한 호수에 구태여 돌을 던지지 않아도 된다.


이럴 때일수록 더 고요하고 침착하게 생활하기.

더 단순하게 지내기. 송미 ! 



02 /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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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엔 완독의 욕심으로 읽었지만

오전까지 진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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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책만 읽고 있는 게 답답하기도 하고 

허허허 웃으면서 하루의 짐도 털고 싶어서 친구와 치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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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오는 길에 파인트 하나를 시켜서 

아빠와 엄마와 노나먹었다. 디게 좋아하심. 

몸에 안 좋은 간식도 다 같이 먹고 하하하 한 번이라도 더 웃을 수 있다면 약이다. 약.  



○●



어제 여행 유투버 친구가 소매치기를 당한 후 그것을 대처하는 내용의 영상을 봤다.

그렇게 힘든 일을 당하고도 이렇게 여행을 마무리할 순 없다며

울어서 퉁퉁 부은 눈을 하고 씩씩하게 다시 여행을 시작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우와. 진짜 멋있다. 진짜 멋있다는 말은 저럴 때 쓰는 거구나.

다시 해보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은 그 누구보다 강하구나. 


자문해 보았다.


"송미야 너는 니가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봤다고 자신할 수 있어?"


나의 대답은 ㅎㅎㅎㅎ 싱겁지만 응! 생각해 보니 나도 내 한계만큼 해본 적은 있긴 있구나. 

그런데 거기에 '즐겁게'가 빠졌다. 1년 이상 무언가를 꾸준히 할 수가 없었던 이유는 다 거기에 있다.  

즐거운 마음 없이 하는 행위에만 몰두하면 그건 강박과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 


새벽에 일어나 주변 환경을 다시 청소했다. 

그리고 요즘 나를 미세하게 신경 쓰이게 하는 것들을 단호한 마음으로 정리했다.


깊이 깊이 질문할 것이다. 

네 인생을 바쳐도 아깝지 않은 일이 무엇이냐고. 



02 /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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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게 불가능해서 참고 달리지 않았다.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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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발을 절뚝이며 껌을 팔고 있는 분을 보았다. 

지갑에 이천원이 있어서 껌 하나를 샀다. 

방금 가방에서 껌을 꺼내어 입에 넣었다. 달다. 


이튿날 지하철 에피소드가 갑자기 생각나네.

옆에리에 앉은 커플 중 남자 쪽 코트 주머니에서 자연스럽게 생수 페트병이 좌석 위로 떨어졌고 

내심 마음속으로 "쓰레기 버리는 것도 가지가지다. 저 여자는 알까. 로맨틱한 남자친구가 이렇게 아무 곳에나 쓰레기 버리는 사람이라는 걸?" 라고 생각했는데

두정거장 뒤쯤 떨어진 페트병을 발견하고 다시 주머니에 넣는 남자의 행동을 보고, 아까의 냉소가 너무 부끄러워졌다.


편견과 무지는 무서운 거구나. 

이제껏 하나의 단편만 보고, 얼마나 많은 것들을 단정 지으며 살아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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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님 전시를 보고 왔다. 

겨울이 가고 다시 돌아오는 봄.


겨울이 있기 때문에 더욱 빛나는 봄.

봄이 있기에 견딜 수 있는 겨울.


지금 나에게 필요한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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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민지랑 같이 전시도 보고 진짜 맛있는 것도 먹고 즐거운 대화도 엄청나게 많이 했다. 


민지는 같이 식당에 가면 이를테면 꿔버로우 같은 게 나오면 

당연히 집게와 가위를 자기가 잡고 잘라주려고 하고,

맥주병이 나오면 당연히 자기가 따게를 찾고 따주려고 하고

맥주잔에 맥주를 따르고 계산하는 것까지 당연히 자기가 긁으려고 하는데,

그게 거의 무의식처럼 행동으로 나오는데 그 템포를 알기 때문에 

더 빨리 잽싸게 집게를 잡아 내가 꿔바로우를 자르고 

맥주병을 따고, 따르고 계산도 내 카드로 긁고 정산해 주겠다고 선수쳤다. 

조금이라도 타이밍이 어긋나면 민지가 다 배려해 줄게 분명하니 

이런 타이밍엔 촉각을 곤두세우는 게 좋다. 


내 친구들은 타인에 대한 배려가 몸에 익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나와 함께 있는 순간만이라도 (그래봤자 내가 하는 건 너무 사소하지만) 

약간은 더 대접받고 존중받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이를 테면 차도보다 도로 쪽에 더 걷게 하고 싶다거나 

질문을 자주 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 할 수 있게 하거나 

카페에 더 편한 쇼파쪽 의자에 앉게 하거나.


그런 작은 디테일이 그 시간의 온도를 결정한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

나 또한 그런 배려를 받아 봤으니까. 좋은 건, 좋은 사람에게 해주고 싶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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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려봐야겠다. 

스케치북과 붓 하나를 장만할 것. 



02/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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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양배추, 양상추, 사과를 썰어 

토마토 케찹과 마요네츠를 버무려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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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약을 잘 챙겨 먹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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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인터넷 세상과 현실 세계 2개의 세계가 있다고 느낀다.

자아도 마찬가지. 두 자아 사이엔 엄청난 간극이 있다. 

명사가 아닌 동사로 움직일 때 그것만이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 된다. 


언제나 삶이 먼저.



02 / 08 





최근 브라질 음악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잔잔한 유쾌함.  

누군가 브라질로 떠난다고 하면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하겠지만

실제로 가본 이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행복이 무엇인지 아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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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가 주는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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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나게 아름다운 햇살이 쨍쨍 비추던 오전이었다. 

호숫가 전망 좋은 길로 빠져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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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의 길 (가보지도 않았지만 ㅎㅎ) 과 흡사한 산책길을 발견했다. 

동물원, 미술관 뒤 호수와 산길을 크게 한 바퀴 돌면 보통 걸음으로 1시간 30분 걸린다. 


담부터 생각 많은 날마다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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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트가 정수리에 닿을 것만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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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반죽을 해서 어제 먹던 콩나물국에 넣어 

김치 수제비를 만들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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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께 바지 수선을 부탁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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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사랑이라는 화두를 학문과 예술로 성취해가고 있는 

공학박사이자 음악가 루시드폴, 의사 마종기 시인이 2년간 주고받은 편지를 엮은

아주 사적인 긴 만남을 빌리기 위해 도서관에 갔다. 


그런데 아주 운이 좋게 같은 책꽂이에 오래전부터 보고 싶었던 

고수리 작가의 고등어 (루시드폴과 겹치는 건 우연?) 류시화 시인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심지어 시이의 거리만큼 그리운이라는, 아주 사적인 긴 만남의 후족작이 있다는 것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일단 아주 사적인 긴 만남과 고등어 2권만 빌렸다. 

나머지 2권은 다 읽은 뒤에 ... ! 


읽고 싶은 책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적극적으로 찾지 않았을 뿐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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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에너지를 느껴보고 싶어 굳이 홍대에 있는 호미화방을 다녀왔다.

오일 파스텔, 작은 스케치북, 사이즈 별로 3개의 붓과 붓 케이스를 구매했다. 


젊은이들의 거리는 언제나 더럽고, 활력이 넘치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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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작업자들이 많이 방문하는 카페를 가려고 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트북을 열어 뭔가에 몰두해 있는 에너지가 답답하게 느껴져 가게를 나왔다.

 

한가롭게 멍 때리며 단지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표정을 짓는 사람을 본 적이 언제인지.

그런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면, 금방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식물이 많은 카페에 들어가 피넛버터바나나를 마시며 2장의 그림을 그렸다.



○●



그래 이건 뭔가, 

다른 세상이 창조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02 /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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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검진을 했다.

자영업자 (백수) 에겐 근강이 최고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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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책 안 살라 그랬거든요?

이번 년도에 책 사는 일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인간적으로... 윤가은 감독님 에세이자너. 그것도 첫 에세이자너.

이거 내가 놓칠 수 없자너? 인간적으로다가. (인간인 거 왤케 강조?)


라고 말하고. ^^ 합리화.


앗 그리고 모나카도 하나 삼. 

아니 서점에서 마음의 양식만 팔아야지 !! 왜 수입과자도 팔아가지구 !!!! 차암나. 

또 살 수 밖에 없자너. (맛은 예상보단 그닥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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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받은 곳에서 노지상 회사까지 10분 거리 밖에 안돼서 

강남교자에서 같이 밥 먹었다 ! 밥까지 말아서 싹싹 다 비움.

스스로 무기력하다는 말은 뻥인 것 같다. 이렇게 잘 먹고 잘 돌아다니는 무기력이 어딨냐 ! 

아니면... 원래 사람들의 텐션이 이 정도인데 겨우 평균 값을 찾은 건 아닐까? 


사진 찍은 곳은 강남에서 친구가 겨우 찾은 풀 있는 산책로.

이 길을 가끔 거니는 것이 낙이라고 하는데 

앙상한 가지들과 메마른 낙엽 그리고 쥐어 싸서 겨우 찾아 보이는 초록 잎 거리를 보며 

야 이 자식 ㅠㅠ 정말 이정도에 만족하는 것이냐 ! 하면서 쪼끔 눈물 날뻔함. 


강남 숲은 money money 해도 money로 만든 빌딩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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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가 로또에 당첨되거나 주식 대박 나서 

백수의 꿈을 이루길 간절히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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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가은 감독님 호호호 읽기 시작.


가방 안 읽은 책 2권이나

가방에 도서관 차려도 되것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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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제 디게 기분 좋은 일이 있었다.

나는 누가 나 공개적으로 칭찬해 주면 그르케 기분이 좋다.


솔직히 상대방의 장점을 잘 발견해 주는 분의 시선 덕분에 

몇 배는 더 좋게 봐주신 거라고 생각한다. 허허허.  


대화 ! 아직 모자라고 잘하고 싶은 부분이 많다 !

하지만 말을 주고받는 일에 세심한 정성을 기울이는 건 사실이다. 


내 앞에 있는 사람들을 공평하게 바라보며 시선을 주는 것.

경청할 때도 듣기만 해서는 안 되고

네가 무슨 말을 해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눈빛과 고개의 끄덕거림.

중간에 얼 ~ 쑤 ! 하는 추임새. 


나와 대화하는 사람들이 얼떨결에 자기 얘기를 하다가 

너무 신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말을 하다가 

중간에 그 사람 말 안에서 보편적인 주제를 하나를 꺼내어 질문하고

이내 개인의 이야기가 서로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이 되고 그러다 세상의 이야기로 확장되다 

결국 모두의 가슴속이 충만해지고 후련해지는 대화를 나누길 원한다.  


나에게 대화는 최고의 여가이자 취미 활동이니까 같이 재미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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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만보 걷기 챌린지를 했는데...

진짜 이만보 채우기 어렵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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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식빵 사러 나간다는 거 말리고 

내가 간다고 하면서 몇 보 채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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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원 중앙공원을 다 돌아도 이만보가 채워지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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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가서 식품 코너를 몇 바퀴 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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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겨우 채웠다. 이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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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 날 뻔했다. 


다시는 하지 말아야지 다짐했는데 

뒤돌아보니 또 할만한 것 같기두. (인간의 망각이란 ^^) 


또 도전? 



○●



올라오는 충동을 참고 나에게 이로운 일을 하면 

다음날 스스로가 조금은 더 좋아져 있어요. 



02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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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점심 아주 잘 챙겨 먹은 날.


점심에는 배달 트러플 크림 찜닭 시켜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지만 저녁에 배탈이 나서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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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다큐멘터리 슈퍼소닉을 봤다. 진짜 재미있었다. 

"다 필요 없고 내가 존x 짱이야" 하는 바이브가 너무 신선하게 느껴지면서 

한국은 역시 유교 나라가 맞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지나치게 겸손하고, 자기를 들어내는 것에 지나치게 검열하고, 지나치게 침묵하려 한다.

누구에게도 비판 당하고 싶지 않아서 자신의 욕망을 꺾어버리고 

다수의 평균 점에 자신을 맞추려 젊은 에너지를 다 탕진한다.  


지하철 안에도 온통 검은색 옷들뿐.

자동차도 거의 다 검은색.


생전 처음 듣는 질문을 건네는 사람도 

사람들 눈 밖에 날걸 알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찾아보기가 어렵다. 



저녁엔 유지와 영상 통화를 했다. 

유지가 말해주는 바르셀로나의 라이프 스타일과, 

그곳에 정착해 살아가는 한국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 그러니까 거기서의 상식과 여기의 상식이 다른 거지?' 라는 맥락을 수차례 물었다.) 


이 삶만이 정답이라고 확신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내뱉는 

삶의 가치와 모양들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고 따라 말하고,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산다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심지어 사회가 나를 바라보는 방식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삶의 레퍼런스가 만들어지는 방법은 단 한 가지.

본인 자신이 되는 것이다.    


그냥 그것뿐이다. 



먼저 당신 자신이 즐거워야 되는 거다. 만약 그게 당신 자신을 충분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그걸로는 다른 누구도 충분하게 만들 수 없어, 


- 노엘 갤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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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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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네 집에서 자고 일어나 

연진은 회사로 나는 집으로 출근하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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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이 청첩장 받는 날.


8년 전 다 같이 전주영화제 놀러 갔을 때 찍었던 사진을 

상자 속에서 겨우겨우 찾았다. 


같이 여행도 진짜 많이 하고 맥주도 진짜 많이 마시고

할 말도 왜 그렇게 많은지 새벽까지 수다 엄청 떨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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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만나러 가는 길에 읽어본 

윤가은 감독님의 호호호. 


왠지 이 책 읽으니까 윤가은 감독님은 가은 언니라고 부르고 싶어진다.

디게 디게 많이 착하고 좋은 사람인데 사실 자긴 별로인 사람이라고 말하고 (진짜 나쁜 놈들은 자기 나쁘다고 말 안 함)

사실 브링잇온 같은 영화 좋아하면서 누가 어떤 영화 좋아하냐고 물으면 

좀 히치콕 같은 거 얘기해야 할 것 같은 평범한 압박감을 느끼는 인간미도 있고   

심각해질 때도 (사실 진짜로) 멋진데 사람들도 자신도 숨 막힐까 봐 

열심히 유머러스해지려는 자기 세계 완전 확고한 귀엽고 좋은 언니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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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에 내리자마자 펼쳐지는 거리의 풍경에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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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애들 3명 다 30분 이상 늦었다.

음식이 다 나왔는데 ~~~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먼저 먹는다고 하고 

맥주도 마시고 나온 음식들도 한입씩 먹었다. (양심상 한입씩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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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2차 수다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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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가 8년 전 써준 엽서에 

"송감독 전주영화제에서 영화 걸길 바랄게 ~" 라는 문구를 발견하고 

우리 모두 소름이 돋아 니 말이 좀 부적 같은 효엄이 있는 것 같으니  

장편영화 베를린 영화제 가라고 당장 써내놓으라고 협박했다. 


칠판에 써준 글씨를 부적으로 여겨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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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후 약 2시간 정도 친구의 짝사랑 이야길 들으며

(걸을 때마다, 과자 살 때도 아니 거의 숨 쉴 듯 그 사람 얘길 했다. 

 그러니까 요즘 24시간 온통 그 사람 생각뿐인거지?)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어 약 40가지의 전략을 짜보았다. 


각자의 전략을 제안하며 자연스레 본인의 연애 스타일을 꺼내게 되었는데 

친구는 애초에 그 사람의 이상형에 네가 얼마나 부합하는지 잘 될 확률부터 점검하라고 했고  

또 다른 친구는 아주 천천히 지켜본다고 했고 

나는 네가 먼저 좋아했으니, 네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고.

자연스러운 타이밍 노리지 말고 부자연스럽게 직접 데이트를 신청하라고 제안했는데, 

세상에 너처럼 행동하는 사람들도 드물다며 엄청난 용기라고 놀라는 반응이었다. 


어떤지 각자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들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02 / 12



기랑이와 10시 30분부터 6시까지 작정하고 3개의 전시장을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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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에는 공통점이 존재하는 것 같다.

생각보다 더 분명하다. 


나를 살아 숨 쉬게 하는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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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 수를 계산해 주는 앱을 켜니 

하루 종일 2만보 이상을 걸었다. 


결국 예술 안에서 해답을 찾았다. 



○●



생명과 존재를 앗아가는 모든 것들로부터 투쟁해 나갈 것이다.

한순간도 사라지지 않고 존재할 것이다. 


깊고 어두운 있는 시기가 다가 왔을 때 아무것도 행동하지 않고 웅크려 있거나

온통 외부의 세계로 탓을 돌려 날이 갈수록 세상과 사람들을 미워하고 의심하거나 

나에게 다가온 순간들을 직면하지 않고 단순히 즐거운 것들로 소비하며, 흘려버리며, 회피하며

그 상황들로 도망쳐 계속 같은 것을 반복하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또 다시 이런 시기가 다가온다 하더라도 

그때 찾아올 다른 어둠과 다른 외로움을 직면할 것이다. 

  

삶을 붙잡고 처절하고, 깊게 깊게 물을 것이다.

마음으로부터 더 깊게 내려갈 것이다.  


처절하게 매달리는 사람만이 

그 해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완전히 다시 배우고, 다시 행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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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 13 



아침 일찍 일어나 다시 물 한 잔을 의식처럼 마시고 사과, 계란, 양파즙을 먹었다. 


오전에 상체 근력 운동을 약 50분 하고 

대공원 한 바퀴를 빠른 걸음으로 산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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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한 달 전부터 잡혀있었던 약속이었다. 


처음 가보는 가좌역. 아이보리 느낌의 연한 한적함이 감도는 동네였다. 

밥을 먹은 후 친구의 소개로 콜드 블루가 맛있는 커피숍도 방문했는데 

그곳마저 말끔한 한적함이 스며 있어서 만약 서울에 산다면 이런 느낌의 

동네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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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사는 얘길 나누며 맛있게 쭈꾸미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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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네 집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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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하지 못한 선물들을 잔뜩 받아왔다. 

재필이는 소영이에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물어

올라프 캐릭터가 박힌 귀여운 장갑과 고민이 있을 때 무작위로 펼쳐보는 

마법의 고민 해결책을 선물해 주었고, 


소영이는 한참 전에 내가 인스타 스토리에 갖고 싶다고 무심코 올린 

유콜잇러스 소피마스로 파란 체크 목도리를 선물해 주었다.

특유의 예쁜 파란 체크 색 목도리를 구하려고 무려 일주일 동안 서칭을 했다고 한다. 


친구들은 여전했다.

여전히 정성스럽고, 유머러스하고, 다정하고

타인을 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 


가끔 이 친구들의 세심함이 크루아상의 결만큼이나 촘촘해서 

그런데 그런 결을 여전히 유지하는 사람들과 

같은 세상에 산다는 게 안심이 되어서 또다시 나의 좁은 생각을 이내 바꾸게 한다.


단순한 게 좋다고 말했지만 그 말을 다시 입속에 가두고 싶은 심정이야.  

내가 이미 잘게 쪼갰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잘게 쪼개고 그보다 더 잘게 쪼갠 것들 안에 

삶에 의미가 탄생하는 거야. 


나는 더 작은 사람이 될 거야. 

나는 더 작은 사람이 될 거야. 

더 작은 것을 볼 수 있고 

그 작은 것 안에서 의미를 발명해낼 거야. 


앙금이의 털 몇 가닥이 묻어 있는, 

소영이 선물해 준 파란색 체크 목도리를 가만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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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소영이에게서 선물 받은 파란색 체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02 /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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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는 게 느껴진다. 


"오늘부터 나한테 겨울은 끝!" 


사람은 그렇게 강하거나 근사한 존재가 아닌 것 같다. 

나 스스로를 돌아보면 알 수 있다.


타인의 작은 말에도 몇 시간 동안 혼자 분노하고,

그렇게 자신만만 했다가도 금방 낙담하고 자책하고  

자주 변덕스럽고, 외로움을 느끼고 게으르다. 


이토록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이야기가 필요하다.

끊임없이 못난 자신과 화해하고, 다독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 뗄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좋은 이야기를 완성해 내고 말 거야.

좋은 이야기를 완성해 내고 말 거야.

좋은 이야기를 완성해 내고 말 거야.



○●



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게 

스스로와 한 약속을 가급적 미루지 말고 지켜내야겠다. 



02 / 15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고 밤엔 뻗었다.  

근력 운동 1시간, 산책 1시간 30분, 스트레칭 10분.

몸의 에너지를 밤까지 나눠 써야 한다는 것을 배웠던 하루. 


산책하면서 발견한 근사한 숲 속의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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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이 사진들로 나무들 그림을 그려봐야지


댓글목록

고독한 달팽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독한 달팽이 작성일

가끔 들를 때마다 소소한 일상 이야기가 참 좋습니다
아프지 않길, 좋은 일들 많이 만나시길 바랍니다

프란시스쏭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프란시스쏭 작성일

고독한 달팽이님도 부디 건강하시길
작은 행복들이 자주자주 찾아오길 바랄게요 :)

따듯한 댓글 감사합니다.
잊혀질때쯤 종종 들려주세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