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023년 1월 16일 ~ 1월 31일
본문
1/16
아풀싸 어제 짐을 싸지 못했다.
싼 기차를 끊었기 때문에 새벽부터 나가야 한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배낭 하나에 (나름) 간소하게 짐을 쌌다.
아 그런데 나가기 전에 라면이 너무 먹고 싶었다.
(속으로 아... 김송미 아침부터 라면... 너가 인간이냐... ㅋ 했다)
계속 속으로 먹을지 말지 고민하다가
나가기 15분 전에 먹기로 결정 (휴 ㅋㅋㅋ)
양심상 반개 끓였다.
그리고 누구보다 맛있게 먹었고
약 8분 만에 너구리 흡입 완료 !
헤헤 오랜만에 떠나는 기차여행 ~
(진심으로 설레었음)
우아아 ~
콘센트 있는 자리 당첨 ! (럭킈 ^.~)
럭킈 ~ 하고 ㅋㅋㅋㅋㅋㅋ
콘센트 사용은커녕 거의 4시간 동안 내리 잠.
(저... 너 어제도 왕창 잤자나...)
도착하자마자 하늘이 보이는 귀여운 버스를 타고 지향집에 갔다.
뭔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처럼
비밀의 방에 들어가는 듯한 골목 (?)
외할머니 집 같은 지향집에 갔다.
사랑 부자 친구 부자 모아가 사랑방을 연 것은... 정말 넘나 잘 어울리는 것.
도착하자마자 3초 만에 친구가 된 (나 혼자 친구라고 결정 ^^)
좋은 커피를 내려주었다.
여기는 또 전주 이효리와 이상순 ^_^
성현씨의 손길이 들어간 가구들이 들어찬 지향집은
모아가 운영하는 공간 특유의 친근함과 아름다움이 공존했다.
친근함과 아름다움은 함께 공존하기가 어려운데
그 적절한 배합을 잘 아는 친구에게 감각을 배워간다.
성현씨가 냉장고에 있는 야채들로 차려준 간소한 점심상.
진심 근 한 달간 먹은 음식 중에 가장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뭐랄까, 맛도 맛이지만
어떤 다정함이랄까 사람의 온기까지 흡수한 느낌이랄까.
사실 지향집에 들어가서부터도 에너지..랄까? 기분이 좋아기는 걸 느꼈는데
성현씨의 밥을 먹고 전주 여행에 확 젖어드는 모드로 전환이 되었다.
돌아보니, 모아를 보러 전주를 가면
모아의 소중한 사람들과 자연스레 어울리게 된다.
모아와 모아의 친구들은 나에게 밥을 주거나 혹은 잠자리를 제공해 주거나
그것을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고 나누어줬던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다정함들이 부담스럽지가 않은 거다.
나는 사실 경기도 얌채여서 기브앤테이크가 익숙하고,
돌려주는 게 부담스러워서 누군가가 주는 마음이든 물건이든 커트 또 커트하는 사람인데
여기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받으면 고스란히 흡수한 뒤 진심으로 고민하게 된다.
"이 다정함을 어떤 식으로 돌려줄 수 있을까?"
어쩐지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
내가 가장 잘 하는 것을 내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모아로아 워케이션을 떠나기 전,
모아가 용기든 반찬과 야채를 바리바리 싸왔다.
집에 있는 것들을 가져와서 요리를 해먹으려는 것.
늘 새것을 추구하기 보다,
있는 것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
이것부터 넘나 내가 좋아하는 방식 !
언제 가도 감탄이 나오는 모악산의 아침.
내가 예약한 방은 시인의 방.
방 문을 여니 대나무 그림자가 벽면에 물결치고 있었다.
그 고요한 아름다운에 잠시 감탄하고 일층으로 내려갔다.
모악산의 아침은도 지향집도 지속 가능성을 지향하는
제로 웨이스트 숙소.
간단한 수정만 마치고 오늘 일과는 끝 !
재재님이 짜이를 만들어주셨다.
짜이를 먹고 간단하게 서로 자기소개.
그리고 약간 시간이 지난 후 거실.
저녁을 먹으러 갔다.
속 편한 청국장.
저녁엔 제제님이 준비해 주신 바느질 수업을 했다.
페퍼가 만들어준 뱅쇼와 함께.
(뱅쇼, 행쇼)
바느질이 주는 차분함.
○●
어제 모아로아에 모인 친구들과 대화를 나눈 후 정리 된 생각 몇가지들.
1. 일상이 불만족스러울 땐, 생각을 정리하려고 애쓰는 것보다
좋아하는 풍경으로 훅 떠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2. 아직 나에게 휴머니즘이 남아있다. (휴 다행)
성향이 비슷한 사람 곁으로 가니 다시 엄청 수다쟁이가 되었다.
(초 헤비 토커티브 펄슨)
이렇게 단숨에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리다니.
3. 그동안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 때문에 이름모를 불안감에 휩싸였었는데
어제 친구들과 포근한 대화를 나누면서 엄청난 안정감을 느꼈다.
과거도 미래도 어떠한 걱정도 되지 않았다.
아, 안정감은 이런 순간이 있는 거구나.
4.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건, 무언가를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감탄하는 능력
1/17
아침에 일어나 거실에 나가보니
재재가 백팔배를 하고 있었다.
천천히 몸을 풀고
명상하고 있던 재재.
어제 안 사실인데 재재는 나와 동갑 친구였다.
슬슬 아침의 기척을 느끼게 하고 싶어서
좋은 씨디를 골라 음악을 틀었다.
너무나 좋은 명상을 했다며
표정이 맑아 보이던 재재가 내 노트북 옆에 누룽지 숭늉을 톡 놓아 주었다.
아리엘 선생님이 진행해 주신 요가 수업.
내 몸이 얼마나 단단하게 굳어있는지 알 수 있었다.
단단해서 수월하게 되는 동작이 있었고
단단해서 유연하지 못해 어려움을 느낀 동작들도 있었다.
이번 모아로아 요리사를 재재가 해주었네.
음식 해주는 사람의 온기와 다정한 수고스러움.
감사합니다. 재재.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재재가 나무늘보씨 북바인딩을 하며 팟케스트를 듣고 있었다.
그녀 맞은편에 조용히 앉아 북바인딩을 만든 하윤, 현우씨 책을 읽었다.
저녁은 템페와 비건 고기로 만든 숙주 볶음 그리고 순두부찌개.
재재가 저녁도 해주었네 그러고 보니.
만약 재재 에어비앤비가 있다면,
예약 걸로 싶다.
쉼, 건강, 단정함 세 박자 !
옹기종기 모여있는 여자들이 너무 귀엽다.
서하가 사 온 꽈자를 아그작 먹으면서
저녁 바느질을 했다.
페퍼를 차로 데려다주기까지 한 다정한 서하.
가만있어 보자, 일기를 쓰다 보니
사람들에게 좋은 걸 참 많이 받았다는 생각이 드네.
덕분에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컵 홀더.
고맙습니다. 재재 :)
○●
그동안 몸에 독소가 많이도 쌓였구나.
계속 더 많이 자고, 푹 쉬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수련한다는 마음으로 몸도 마음도 비우고 또 비우며
정화하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생각을 했다.
스스로 좀 고통스럽더라도 마음을 먹어야겠다.
내가 좋아하는 무해하고 귀여운 친구들에게
그 독소를 묻히지 않기 위해서도.
'일이 삶을 넘어버리는 순간 나는 지쳐버렸다.'
아침에 읽은 책 속의 글귀
그렇게 마음과 몸을 다 써가며 바꿔야 하는 일은 없다고
곰곰이 마음을 굴려본다.
더 자세하게 보는 시각을 되찾고 싶어.
몸의 움직임이 주는 즐거움,
살림사리를 알뜰하게 꾸려가는 말끔함
다시, 또다시.
1/18
아침에 일어나 창밖 대나무 숲에
눈이 내리는 걸 보며 일기를 썼다.
고라니를 보고 있는 재재
마법의 오일.
안녕 또 올게 ~
(그래서 누가 먼저 유퀴즈 나온다고 ? ㅎ)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주현이를 만나러 혜화역에 갔다.
텐동과 스시를 정말 맛있게 먹고,
준영 배우님을 만나 연극을 보러 갔다.
올 ~~~~ 하여어어어엉 ~~~~~ ^_^
하영이 본업 하는 걸 보다니.
연극도 정말 재미있었고
하영도 너무 멋있었다.
진짜 재미있게 봤다.
연극이 끝나고 사람들과 맥주 한 잔을 하며 뒤풀이를 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준영 배우님, 주현이, 하영이 너무너무 반가웠다.
그리고 저녁에 데리러 와준 다정한 포마드 호연 ~
1/19
가족들과 호캉스를 다녀왔다.
통 큰 k 장녀 장미가 쏜다 ~ 탕탕 !
(사실 난 꼽사리 낌. 언니가 껴줬음. 땡큐!)
ㅋ ㅑ ~~~ 남산이 보이는 뷰
킁킁 새 침대 ~
늘 그렇듯 세연씨는 캎치노~
3시쯤에 디저티 세트 주길래 와구와구 먹구 ~
수영하고 목욕도 싹 하니 !
또 밥 먹는 시간 (이래서 호캉스 호캉스 하는구나)
빛 번짐 현상 때문에 약간
성공한 사람들의 일상 ^_^ 같은 느낌처럼 나왔다. (아님말고)
나는 시져 샐러드가 제일 맛있었다 ㅋㅋㅋㅋㅋㅋ (경기도 쥐 적응 못함)
-------
좋은 곳 오면 뭐 하나,
낮선 곳을 오니 잠이 안 왔다.
새벽 4시쯤에 혼자 방에서 나와
바깥바람을 쐬고 빙판에 쫄딱 미끄러졌다.
근처 cu에 가서 옥수수수염차 하나 사 와서 꿀꺽꿀꺽.
경기도쥐의 럭셔리 호캉스 체험기 1일차.
끄읏 ~
○●
울 언니의 통 큰마음은 정말 멋있어~~~
1/20
아침에 가족들 모두 수영하고, 목욕도 했는데
나는 새벽에 뒤척이는 바람에 체크아웃 전까지 계속 누워있었다. (물론 조식은 먹었음 ㅋㅋㅋ)
엄마, 아빠 요청으로 찍어드린 사진.
어제 수영하러 가는 사이 잠시 아빠와 엄마가 떨어져 있었는데
호기심이 많은 아빠가 호텔 이곳저곳을 돌아보는 사이
엄마는 아빠에게 연락이 안 닿는다며 무척 걱정하셨다.
요즘 아빠가 퇴직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아졌는데
부쩍 엄마의 표정에 생기가 돋아난다.
우리 가족도 지금의 평화를 만들기 위해
서로 맞춰간 갖은 노력과 인내의 시간이 있었다.
신라호텔은 이걸 찍어야 한다면서요~? ㅎㅎㅎ
집에 가자마자 얼큰한 게 땡겨서
인스턴트 짬뽕을 끓였는데 핵노맛...ㅠㅠ....
그래도 시켜 먹는 건 배달비까지 너무 비싸다오.
밥을 먹고 계속 피식 대학 영상을 찾아봤네
침대에서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이게 스트레스가 풀리는 게 아니라 엄청나게 쌓이면서도
걷잡을 수 없는 게으름의 늪을 떨칠 수 없는 느낌.
사실, 건강이 너무 걱정이다.
다행히 이번년도 건강 검진 대상자라 일반 검진부터 위, 대장 내시경 다 신청했다.
약간 두려운데 이럴 때 해야지 언제 하겠어 ~
저 짤 나 같아서 저장.
나이를 동구녕으로 먹는 것일까? 왜 옛날이랑 달라진 게 없누.
내 친구들은 벌써 어른이 되어버린 것만 같은데...(라고 생각했다가 또 막상 만나면 걔들도 나랑 비슷함 ㅋ)
1/21
어제는 달리기... 진짜 백만 년 만에 했다.
근데 기록이 1분이나 느려짐.
진짜 체력이 많이 떨어지긴 했구나.
엄마랑 아빠랑 시장에서 먹을 걸 잔뜩 사 오셨다.
내가 요청한 시장 순대와 새우튀김. 헤헤
광어회도 옴뇸뇸
와.... 드디어 11월, 12월에 올리지 못한 홈페이지 일기 중
사진들 만이라도 일단 분리해서 업로드 시켜 놓았다.
글도 적고 싶었는데 너무 어마어마한 양이기도 하고
억지로 적고 싶지가 않아서 일단 이 정도로 만족.
시간 될 때마다 코멘트 달어야지.
안 쓰는 물건들도 싹 다 버렸다.
○●
어후... 찌뿌두두둥해.
뭔가 활력이 필요한 것 같다.
1/22
이 도톰한 필사 노트를 한 권 다 썼네
오랜만에 먹는 팝콘 너무 마싯서 ~
슬램덩크를 보았다.
정형화된 모든 틀을 박살 내버리는 강백호의 매력은 여전히 짜릿해 (롤모델 추가 ^^)
저녁에 마셨던 얼그레이 하이볼...
진짜 진짜 진짜.... 너무너무 맛있었음.
그리고 이건 실패할리 없는 전복 내장 파스타
자꾸 파가 젓가락에 걸리네 ㅎㅎ
자~~~~알 놀았습니다. 호딱똑씨 !
○●
사실, 이 일기... 홈페이지 오류로 삭제됐다가 다시 쓰는 거다.
그래서 아까 그 느낌을 다시 잘 살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시금 무기력 혹은 노잼 시기가 찾아온 것 같다.
그런데 이게 너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시기란 걸 알아서
벗어나려고 미친 듯이 발버둥 치고 있진 않다.
모든 시절은 필요한 만큼 왔다가 간다.
긴 겨울이 지나고 눈부신 봄날이 찾아보는 것 처럼.
깊은 슬픔을 겪어본 자만이 기쁨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것처럼.
산책을 하며 작년에 찾아온 무기력의 시기와
지금을 비교하며 어떤 것이 나아졌나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1. 그래도 방, 작업실이 대체로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음
2. 소소한 수입이지만 일 년 동안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이 생겼음
3. 편안하고, 재미있는 애인이 생김
4. 불안하다고 이 사람 저 사람 들쑤시거나, 일벌이는 일 없음
그래, 이 정도의 변화로도 충분하다.
내가 간절하게 바라왔던 것들은 대부분 이루어졌으니 더 바라면 욕심이지.
작년에 수영을 배웠을 때 도통 나아지는 것 같지 않아서
'아... 이게 진짜 나아지기는 하는 거야?'
하는 의심을 자주 해왔는데, 그렇게 계속 다니다보면
어느새 갑자기 내가 물에 떠있고, 갑자기 한 팔을 돌리면서 호흡이 되고
갑자기 평영이 되고 그런 식인 거다.
삶은 수영 배우기와 비슷한 점이 많다.
성장과 변화는 나도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찾아온다.
1/23
대공원 큰 길로 한 바퀴 돌았다.
이연씨 인터뷰를 들으면서
걸으니까 생각 정리가 되었다.
진짜 오래가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진심을 다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멋짐을 떠올려 보았다.
당장 뭘 해야 하는지 몇 가지를 떠올리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붕어빵 가게에 사람이 모여있는 걸 보았다.
저번에 봤을 때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는데.
내 삶도 예측이 가능했으면 좋겠다.
손님 없는 시간에도 언젠가 반드시 손님이 와 줄걸 알아서
불안한 마음으로 견디는 게 아니라
재료를 열심히 손질하고 기계를 점검하며 가게 문을 성실하게 열어두고 싶다.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지 않다.
내 삶의 순환을 예측하기 위해서라도
하루하루의 감정을 잘 적어둬야겠다.
눈에 다래끼가 나서 약을 샀다.
부모님께 세배를 하고 가족들과 맛있게 밥을 먹었다.
○●
사람들 모두 저마다의 사생활이 있다.
자기만 아는 자신의 모습과 일상.
그 하루하루의 시간을 잘 보낸 사람들의 얼굴이 있다.
그들은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고개를 들 수 있다.
그들의 눈에서는 맑은 빛이 흐른다.
고난 앞에 누군가 금방 자리를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씩씩하게 걸어가는 이가 있다면 자신의 시간을 잘 살아온 사람일 것이다.
1/24
세상엔 좋은 노래가 많지요.
어깨에 스르르 힘이 풀리고 평온해지지 않나요?
어제는 연진이가 놀러 왔다.
고향인 순천에 다셔와서 할머니가 농사지으신 무를 2개나 가져왔다.
새해 카드와 함께.
연진이는 무척 밝고 싹싹한 아이여서 부모님이 반가워하신다.
원래 회의하려고 모였는데 회의는 개뿔.
침대에 뒹굴 거리면서 한참 수다를 떨다가
다큐도 보다가 낮잠도 실컷 잤다.
저녁엔 호연에게 영상 통화를 걸었다.
호연 저녁 먹는 먹방 (?) 도 시청하고 (호평식씨가 4.5점 준 고구마 전 맛 궁금)
호연이 허리 운동하는 동안 나는 은선 님이 선물해 주셨던 소설책 아몬드를 읽었다.
1/25
몸을 좀 움직이고 싶어서
한파를 뚫고 산책로에 나갔다.
동물원에 예쁜 그림이 그려졌다.
보노보노 영향 때문인지 난 너구리가 참 좋더라.
어제 얼마나 추웠냐면,,, (2/3쯤엔 진짜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산책하는 내내 뜨거운 밀가루 음식을 먹고 싶다고 생각했다.
근데 양이 너무 많아서 반절은 아빠가 드심 ㅎㅎㅎ
아빠가 어제 노인복지관 오리엔테이션을 다녀오셨다.
신기 한게 아빠가 나이가 많은 축이라니 !
엄마랑 노인 복지 회관에서 받아온 과봉을 뜯어 먹으며
여긴 과자 선택에 센스가 부족하다면서
참 자~~~알 까먹었다.
재필이랑 소영이랑 연희동에서 만나기로 했다.
가는 길이 제법 멀어서 댱훈군의 오당기를 시청하며 갔다.
기분 좋아지는 댱훈군.
타투가 있어야 입장 가능할 것만 같은 힙한 카페에 갔다.
워커홀릭 재필이가 잔업이 남아서
일단 작업실로 들어왔다.
버스 타고 오당기 보면서 해피 구미 너무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소영이가 가져왔음 !!! 오~ 싓 ~ (운명은 데스티니)
이른 저녁 모츠나베를 먹기 위해
이와나시라는 식당에 갔다.
고구마 소주도 시키구 헤헤
20대에 만난 우리가 모두 30대가 되어
술 한잔 걸치면서 이런저런 사는 얘기하니까 너무 재미있었다.
잠시 재필이네 집도 놀러 갔지요.
어떤 것이 소영이 준 앙금 피규어일까요?
늘 무시무시 (?) 한 콘텐츠를 소개해 주는 재필이가
이번엔 생존 시그널 영상을 알려줬다.
차도 주고, 따듯한 외투도 주고, 지하철도 데려다 주고 !
재필이 최고다 ~ 귀여운 소영이도 최고구 ~
○●
커피를 마시며 소영이가 아주 좋은 질문을 던졌다.
좋은 질문을 주니 나는 신이 나서 대답을 했다.
기분 좋은 캐치볼 같은 대화.
친구덜이랑 놀고 스트레스 다 풀림.
1/26
호연씨가 "송미씨 눈 와 ~" 하는 연락을 받고
창밖을 보니 눈이 펑펑 ~
이미 외출 다녀온 것 같은
엄마, 아빠 귀여운 커플 등산화
------------------
뒹굴댕굴 거리다가 다음주에 있는 내시경 약 받으러 출동 !
눈 오는 아름다운 거리 풍경
우아 이게 얼마 만의 원더랜드야 !!!
나 초3 때쯤 다녔던 거기 맞나?
친구의 추천으로 물약 말고 알약을 받아왔다. (휴~)
안개도 걷히고 훤하게 보이던 설산은 참 아름다웠다지 (사진으로 안 담김 ㅠㅠ)
헤헤 품 안에 품고 온 반모짜 핫도그
배떡은 문 닫았다... (엄청 오래 걸었는데...)
집 앞에 있는 태리로제 떡볶이 시켜 먹었는데
진짜 너무너무너무 맛있었다. 다음엔 투움바 떡볶이 시켜 먹어봐야지.
저녁에 당근거래 간 호연씨랑 통화하면서 산책했다.
○●
모든 루틴 룰 다 깨고, 이왕 쉬는 거 진짜
아무것도 안 해보자 작정하니까 정말 좋다.
억지로 운동 나가고 억지로 일찍 일어나고 이런 압박을 깨니까
비로소 에너지가 차오른다는 느낌이 든다.
1/27
어제는 하루 종일 곽튜브를 보며 우즈백 여행을 했다.
청춘이란 단어 싫어하는데,
'아...이런 게 청춘으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지.
나도 한때 용암보다 더 뜨거운 열쩡 ! 이 있었는데,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이제 곧 호연씨와 100일 !
100일이란 시간이 나에게는 왜 이렇게 또 길게 느껴졌는지 ~
자려고 누웠는데 쏼라가 3년 전에 찍은 네덜란드 투어 다큐 영상을 보내왔다.
내가 인터뷰하고 프로듀싱했던 작품.
으으... 너무 잘 만들어서 질투가 느껴질 정도였다.
내 몸을 벌떡 ! 일으킬 정도로.
여러 감정이 뒤범벅되었다.
○●
이전보다 어떤 걸 하고싶다 ! 할것이다! 하는 선언이나 말이 점차 준 것은
말로 가치나 신념을 말하는 게 너무 물렸기 때문이다.
먼저 행동하고 그 이후에 이런 걸 하고 싶었어요라며
말하는 쪽으로 변하고 싶다.
돌아보면 다큐멘터리 작업도 낯설게하기도 장편 시나리오도
미완성이 된 채 멈춰있다.
체면을 올리기 위해 무수히 뿌려 놓은 말들은
무거운 숙제가 되어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네 (정말 무섭다)
내가 이루고 싶었던 일들
바랬던 일들
입으로만 내뱉는 게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구현해야지.
이제야 신년 계획을 세울 마음이 생긴다.
1/28
시편을 묵상하다가 이런 구절을 발견했다.
온전한 사람을 잘 들여다보고
올곧은 삶을 눈여겨보아라.
힘써 온전함을 이루는 것에 장래가 있다.
시편 37, 37-38.
온전함, 올곧은 이라는 단어를 사전에 검색해 보았다.
* 온전하다 : 본바탕 그대로 고스란하다.
* 올곧다 : 마음이나 정신 상태가 바르고 곧다.
-> 바르다 : 겉으로 보기에 비뚤어지거나 굽은 데가 없다.
온전하다는 단어 정의가 좀 의외이긴 하다.
무언가를 덧대지도 않고,
애초에 생겨난 그 상태 그대로를 뜻하는 것 같기도 하네.
호연씨와의 기념일.
30대 중반 되고 기념일을 챙기는 것이 유난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우리에게는 처음 해보는 것들이 많아서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많다.
아침 일찍 만나 식물이 잔뜩 많은 가게에서 브런치를 먹었다.
그리고 선과 점을 방문했다.
어쩌면 온전함이란 단어에 참 잘 어울리는 공간이라
호연씨와 함께 와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서로 거창한 선물에 대한 부담스러움은 덜자고 말했다.
대신 편지 한 장씩을 써오자고 했다.
다소 투박하고 단순한 글이었는데
호연씨의 편지를 읽다가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팍 터지기도 했다.
설탕 뿌린 토마토와 핸드드립 커피를 마셨다.
울 귀여븐 소영이 챙겨준 100원 ㅎㅎㅎㅎ
저녁엔 호연씨가 미리 예약해둔
장화신은 고양이를 갔다.
호연씨 덕분에 비싸고 (?) 근사한 코스 요리를 먹었다.
저녁을 먹고 재미있는 협동심을 요하는 게임도 했다. (이런 건 또 언제 찾아봤대)
덕분에, 덕분에 !
○●
가끔 남자친구에게 당신은 왜 그렇게 말이 없냐고 핀잔을 줄 때도 있지만
때때로 그의 침묵이 감사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참 좋네요.
1/29
점심에 합정 스파카나폴리를 다녀왔다.
사장님께서 진짜 나폴리에서 피자 유학을 다녀오신 모양.
가게에 화덕이 있었고, 인테리어, 음악 모두 모두 마음에 들었던 곳.
가족 단위, 나이 든 분들, 젊은 손님들이
한데 섞여있을 수 있는 식당 분위기라 참 좋았다.
피자 2판을 시켰다. 정말 맛있었다.
딱 이태리 정통 그 맛 ! (사실 이태리에서 먹은 것보다 맛있었음)
근래 와본 식당 중에 가장 마음에 든다.
가족들과 가까운 친구 몇 명이 떠올랐다.
푸드파이터 같던 호연.
피자를 가장 좋아한다. (볼 빵빵 귀엽군)
며칠 전부터 노지 생일 선물을 고민하다가 땡스북스에 갔다.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가장 읽어보고 싶던 책 한 권과
귀여운 그림과 문장이 적혀있는 일력을 구매했다. (만족!)
빨리 주고 싶어 !
헤어지기 전,
딸기 케이크 까지 먹고 내가 하고 싶은 것 진짜 다 하고 빠빠이.
오늘 먹은 피자만큼이나
담백하고 고소하고 따듯한 우리42.
저녁에 집에 돌아와
또박또박 정성스러운 글씨로 시편을 적고
모처럼 온전한 마음으로 기도를 했다.
주님,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해주세요.
1/30
일찍 수영을 다녀왔다.
건강하게 월남쌈과 차를 마셨다.
재필이가 준 잠바 입고 외출 ~
오늘은 노지와 카페에서 일하기로 한 날 (과연, 일에 집중할 수 있을는지)
맞춰 입지 않아도 ^_^ (짜식)
일하기 최적화된 맥심 카페에서
열심히 수다 떤 우리 ㅎㅎㅎㅎ
그래도 세금 신고 하나는 했다 !
노지의 안내를 받고 간
어제의 카레
분위기 굿 ~
맥주 굿 ~
카레...진짜.....
입에 넣자마자 행복해지는 그런 맛이었다.
송미 맛집 리스트에 넣어둔다 !
끝으로 우당탕탕 인생네컷도 찍어보았다.
만나면 언제나 기분 최고조.
~노지없인못살아 정말못살아~
1/31
어제는 드디어 2022년도 지출 내역을
하나하나 다 기입했다.
내가 1년 동안 얼마를 썼는지와 내년 독립을 하기 위해서 늘려야 하는 수입과
월에 목표하는 돈을 모르려면 1년에 그리고 월에 얼마를 벌어야 하는지 계산이 나왔다.
어렴풋이 이 정도 벌면 좋겠다.하는 금액이 있었는데
그 금액과 딱 떨어 맞아져 신기했다.
직접 계산을 해보고 나온 결과와
어렴풋이 바라는 건 동기부여 면에서 다른 느낌을 준다.
2023년도 목표는 단 하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며 목표 금액 안정적으로 벌기.
2023년의 목표는 수입에 포커스를 맞추려고 한다.
(친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로서는 다소 이례적인 결심)
노지가 매일 쓰는 오늘의 순간에
내가 생일 선물로 준 책의 문장이 올라왔다.
그리고 노지에게 카톡이 왔다.
노지에게 무엇을 선물해 줄까 고민하다.
행복한 출퇴는 시간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좋은 책 하나를 운 좋게 발견하면 최고의 출퇴근 메이트가 되어줄 테니까.
내가 고른 책을 재미있게 읽어주는 친구가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생각해 보니 어제는 유지와 시녕이에게도 카톡이 왔다.
다시 다큐멘터리 모임을 시작할 것 같다.
나에게 언제가 영감이 되어주는 친구들과의 모임.
덕분에 좋은 작품 많이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지!
○●
마음속으로 1월 31일 까지는 마음껏 게으르게 스스로를 허용하고
2월 1일부터는 무조건 세상 밖으로 (일이든, 몸의 움직이든) 나가
부지런히 움직이기로 결심했다.
1월 내내 부단히 게으르며 마음이 많이 불안하기도 했지만
푹 퍼지는 것 또한 마음껏 할 수 있어서 여한이 없다.
이제 날이 점점 따듯해진다.
자자, 몸과 마음의 스트레칭을 하자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